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기준일이 당초 3월말
에서 작년 12월말로 변경돼 은행들의 기업여신확대에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윤증현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은 10일 은행연합회에서 26개 시중.
지방은행 전무회의를 소집,은행권의 의견을 청취한뒤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의를 거쳐 자기자본 산정일을 작년말로 소급적용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이에따라 작년말을 기준으로 유가증권평가충당금과 대손충당금을
1백% 적립한 것으로 가정하고 BIS비율을 산출해야 한다.

최종적인 비율은 다음달초 집계되나 각 은행들이 추산한 결과 26개
일반은행중 14개은행이 8%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은행은 자산재평가와 정부출자를 인정해
준다는게 은감원의 방침이어서 9개은행이 자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 은행 BIS비율 현황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대로 대손충당금과
유가증권평가충당금을 1백% 적립한다고 가정할 경우 작년말 현재 BIS비율이
8%에 미달하는 일반은행은 모두 14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16개 시중은행중에선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외환 동화 동남 대동 평화
등 10개은행이 8%를 채우지 못한다.

지방은행에서도 충청 경기 강원 충북등 4개은행이 기준비율에 미달하고
있다.

그러나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에 대해선 이달중 정부출연(각각 1조3천억원)이
이뤄진다.

그러면 두 은행은 8%를 달성하게 된다.

또 조흥 상업 한일은행은 이미 지난 1일을 기준으로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상태다.

자산재평가를 감안할 경우 3개은행 모두 8%를 넘는다.

은행감독원은 다음달 BIS비율을 최종 집계할때 5개 은행의 자기자본비율
상승분을 인정해 준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5대시중은행은 모두 BIS비율이 8%를 초과하게 된다.

이에따라 최종적으로 BIS비율이 미달, 자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은행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합쳐 모두 9개은행에 달한다.

이들 은행은 다음달말까지 자기자본확충을 위한 계획서를 은감원에 제출한
다음 내년말까지 기준비율을 충족시켜야 한다.

<> BIS비율 산정일 변경 효과 =정부가 BIS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기준일을
당초 오는 3월말에서 작년 12월말로 변경한 것은 기업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은행들은 오는 3월말 BIS비율을 달성하기 위해 대출창구를 닫아버린 상태다.

정부가 아무리 대출확대를 독려해도 은행들은 요지부동이다.

대출을 늘렸다간 BIS비율이 하락하고 그렇게되면 대내외 신인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BIS비율 산정기준일이 변경됨에 따라 기업들의 대출여건은 지금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BIS비율을 맞추는 부담이 없어진 만큼 은행들이 대출을 늘릴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대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낙관할수는 없다.

BIS비율이 미달하는 은행은 자구계획을 달성해야 하는데다 다른 은행들도
부실여신증가를 우려, 소극적인 자세에서 탈피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