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업체의 제품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최고 품질의 네트워크
장비를 만들겠습니다"

이영천(41) LG정보통신 중앙연구소 네트워크실장은 최근 자체 기술로
개발한 ATM(비동기전송방식) 스위치와 LAN(구역내통신망) 스위치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96년부터 본격적으로 쏟아부은 네트워크 장비개발을 위한 노력이 2년만에
결실을 맺은 것.

"사실 지금까지는 네트워크 장비분야의 3대 핵심기술로 꼽히는 ATM스위칭
프레임스위칭과 관련된 요소기술을 확보하는 기간이었지요. 최근들어 급격한
환율인상으로 인해 국산품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연구개발
에 보다 많은 힘을 쏟아 세계시장에 내다팔 수 있는 제품을 꼭
선보이겠습니다"

이실장은 그동안 국내업체들이 네트워크 장비개발과 관련, 단품생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어 왔으나 앞으로는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해 네트워크장비의 경쟁력을 갖춰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첫 출근한 지난5일부터 지금껏 네트워크실 40여명 연구원 대부분이
합숙하며 개발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모처럼 국산 네트워크장비가
도약할 호기를 맞은 만큼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열의이지요"

LG정보통신은 ATM스위치 "LG-셀마스터"와 LAN스위치 "LG-이더마스터"를
올 상반기중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과 동시에 국내공급은 물론 동남아시장 수출도 추진된다는 이실장은
LG-셀마스터가 ATM방식으로 1백55Mbps의 양방향 접속성을 제공해 언제든지
기업용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또 LG-이더마스터는 각 포트당 10Mbps의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총 16개의
이더넷포트를 제공, LAN망의 정보흐름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다고.

"사실 그동안 국내 네트워크장비가 경쟁력이 없었던 것은 부가가치를 창출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품목을 다양화하고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면 국산제품도 국내외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이실장은 82년 LG정보통신(구 금성전기)에
입사한 뒤 줄곧 통신장비 개발분야에 몸담아 왔다.

현재 연세대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학위논문을 준비중인 학구파
엔지니어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