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권의 민간아파트 분양가 자율화는 전반적인 주택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교통여건이나 생활환경이 좋은 서울 수도권 일부
인기지역의 중대형 아파트값은 다소 밀어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방도시의 경우 주택 보급률이 작년 10월말 현재 97.9%에 이르러 이미
지난해 실시된 분양가 자율화조치가 집값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으나 서울
수도권은 주택보급률이 70%대로 낮아 일부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자율화 조치로 인해 집값상승 기대심리가 주택
소유자사이에 확산되고 곧 봄이사철을 앞둔 매매 전세계약이 시작되면
집값이 일부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이사철이면 으레 나타나는 일시적인 집값상승현상과 최근의 집값 하락을
만회하려는 반발심리에 분양가자율화로 인한 집값상승 기대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 집값 하락세를 반전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역세권을 비롯 교통여건, 주거여건이 뛰어난 일부지역 요지에
위치한 중대형 아파트에서부터 가격상승조짐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분당신도시 라이프한일공인중개사무소의 김진한씨는 "최근 분양가
자율화 얘기가 흘러 나오면서 급매물이 상당량 회수됐다"면서 "집값이
내림세를 멈추고 곧 오름세로 전환되지 않겠느냐는 기대심리가 대형
아파트 소유자사이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민간아파트 분양가자율화가 장기적으로는 집값 안정에
도움을 줄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들은 분양가자율화가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것으로 보는
요인으로 <>심한 경기침체 <>수요자들의 구매력저하 <> 미분양 아파트
적체 등을 들고 있다.

특히 수도권 공공택지개발지구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나 국민주택기금이
지원되는 국민주택은 이번 분양가자율화대상에서 제외됨으로써 자율화가
미치는 영향이 더 제한적일수 밖에 없다.

이들 주택을 자율화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분양가가 자율화되는
주택물량은 서울 수도권지역에서 분양되는 총 주택의 29%정도에 머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컨설팅 정광영 사장은 "거래없이 집값이 오를 수는 없다"면서
"지난해 6월부터 분양가 자율화가 실시된 지방도시의 경우 집값 상승 등의
부작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광주 대구 등에서는 분양가 규제철폐이후
오히려 집값이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 수도권 일부 요지의 주택가격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 방형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