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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자동차 산업의 창조적 선택 .. 현영석 <한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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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영석 <한남대 경영대학원장>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기로에 서있다.

    양적으로는 지난해 2백85만대를 생산하여 지난 95년 이후 세계5대
    생산국위치를 고수하고 있지만 경기침체및 유가인상에 따른 내수격감,
    수입선다변화 폐지에 따른 일본산자동차 수입개방은 물론 과잉설비투자로
    산업구조조정과 맞물려 자동차회사가 외국기업의 M&A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리 자동차산업은 금세기초부터 계속돼온 선진국 과점체제아래 자립적
    기술전략으로 이들과 직접 경쟁하면서 2차대전 이후 세계 주요 자동차생산및
    수출국가가 된 유일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IMF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물론 일본및 유럽의 주요 자동차산업
    국가들은 오래전부터 한국자동차산업의 양적 팽창및 수출지향적 발전전략에
    내심 못마땅하게 여겨왔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90년대 들어 일본및 미국 등 세계 자동차산업이 린 생산방식(간소 생산)
    확산으로 가격 품질및 제품성능을 동시에 향상시켜 이들 세요소를 축으로
    구성되는 경쟁의 생존삼각형(survival triplet)자체를 혁신적으로 변모시키는
    동안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양적인 성장속에서도 신규진입논쟁, 차입에 의한
    생산설비 확충, 노사관계 갈등속에 저품질 저생산성의 고임금-저효율 행진을
    계속해 혁신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배태해왔다.

    이는 한국경제의 현재 위기가 경직된 관료주의, 대기업의 무모한 중복투자,
    과격한 노조, 그리고 취약한 금융부문이라는 비즈니스위크의 진단이 자동차
    산업에도 적용될수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자동차산업 생산성은 일본의 55%에 지나지 않는 반면 임금은 일본과 거의
    비슷하고 품질은 파워데이터(Power Data)사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를
    대상으로 집계하는 신차결점수를 기준으로 기아의 경우 95년 2백95개,
    97년 2백75개로 전체 평균 1백3개및 86개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다.

    작년말 기아자동차 부도가 발생했을 때 정치권은 물론 기아 경영진및
    노조 등도 이와 같은 사실을 소홀히 한채 정치적 유착관계에 얽매여
    금융문제 또는 국민기업 운운하며 정치적인 해결방안을 찾으려는 과오를
    범하면서 시간을 허비했다.

    90년대초 일본 마쓰다의 경영부실로 최대 주주인 포드가 마쓰다를 인수한
    사례에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교훈을 얻지 못하고 같은 전철을 밟게된
    것이다.

    포드가 기아자동차 인수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나섰다.

    외국기업이 우리 자동차산업을 인수한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으며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외국기업의 국내 자동차기업 인수가 우리의 산업경쟁력 강화에
    장단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게될 것인가를 검토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실기한 결과이기는 하지만 선택의 폭이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IMF구제금융 조건에 떠밀려 자동차산업이 외국기업의 M&A대상이 된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될수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게될 외국기업의 자본참여, 또는
    흡수 합병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기 위해서 지난 경험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1980년대 국내 경기침체에 따른 자동차산업 투자조정시 경제기획원, KDI
    등은 한국 자동차산업이 국제비교우위가 없다고 판단하고 외국자본 합작을
    통한 승용차산업 일원화를 시도한바 있다.

    만일 이 정책이 실현되었다면 GM과 50대50 합작으로 일원화된 회사에서는
    86년 엑셀과 같은 우리 모델의 미국시장 진출과, 오늘날과 같이 연간
    1백50만대의 자동차수출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또한 지난 72년부터 21년동안에 걸친 GM과의 합작을 청산하고 독자경영에
    나선 대우자동차는 93년 이후 세계경영과 활발한 제품개발을 통해 경영성과가
    혁신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사실은 타국가에서 선진국 자동차다국적기업의
    역할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음을 경험을 통해 알수 있다.

    영국의 경우 IMF체제하에서 대처 집권시 "어느 나라 기업이 소유하든
    고용만 창출하면 된다"는 논리로 자동차회사는 모두 외국기업에 매각되어
    이제는 영국 소유 자동차회사는 없어지고 미국 독일및 일본 자동차산업의
    생산기지가 되었다.

    그러나 필자는 오늘날 영국 자동차산업이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과문한
    탓인지 들은바 없다.

    미국 일본및 독일 회사의 1백% 투자기업인 브라질 멕시코 스페인 자동차
    산업의 경우 제품기술 없이 생산기술만을 가진 자국시장을 위한 수입대체적
    산업으로 다국적기업 생산기지인 것이다.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는 최근 국내은행의 외국기업 인수에 맞추어
    논의되고 있는 것처럼 선진 경영기법도입으로 과감한 경영혁신으로 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역할도 기대할수 있을 것이다.

    IMF체제에서는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 더 이상의 국내 생산능력확대는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구조조정및 과잉생산문제는 대우자동차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바와 같은 업체간 전략적제휴나, 나아가 인수 합병의 필요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제휴나 합병은 원칙적으로 국내외기업 관계없이 누가 가장 획기적인
    경영혁신을 통하여 우리 자동차산업이 세계와 경쟁할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게 하느냐에 따라 결정돼야 할 것이다.

    인수 합병이 불가피하다면 이것이 우리 자동차산업계에 창조적 위기
    (creative crisis)가 되어 강력한 혁신을 유도하여 장기적으로 우리
    자동차산업이 계속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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