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12일 강도높은 계열사 통.폐합 방침을 발표한 것은
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단위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은 자산매각이 중심이 됐던 1단계 구조조정으로 현금유동성이
높아지고 흑자경영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IMF 관리체제로 경영환경의 악화가 필연적인 만큼 계열기업의
덩치를 불려 놓을 필요성이 생겼다.

"큰 배가 파도에 잘 견딘다"는 이치와 마찬가지로 기업규모가 커야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유사업종간의 통.폐합으로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은 물론
각종 경상비용이 줄어드는 것도 고려됐다.

그룹 관계자가 이날 "2단계 구조조정의 핵심은 OB맥주 경월 백화 등
주류3사의 통합과 유리병 캔 PET병 등 포장.용기사업체인 두산유리와
두산제관의 합병이 초점"이라고 설명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실제로 주류영업의 경우 실제로 맥주 소주(경월) 청주(백화) 등 주종은
다르지만 판매루트는 비슷해 이전부터 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한편 두산의 2단계 구조조정은 국내외 기업간의 적대적 M&A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수단이란 점에서도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군소계열사를 통합하면 적대적 M&A의 방어는 물론
매각시에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재계의 흐름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훈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