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13일 4대그룹회장과 만나 대기업 지배주주의
자기재산 제공을 통한 증자 및 결합재무제표 조기도입과 상호지급보증 해소
등 기업구조조정과 관련한 5개항에 합의했다.

김당선자와 현대 정몽구, 삼성 이건희, LG 구본무, SK 최종현회장 등
4대그룹총수들은 이날 국회귀빈식당에서 조찬간담회를 갖고 국제통화기금
(IMF)체제 조기극복과 고통분담을 위해 대기업의 자발적인 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기본 합의문을 발표했다.

김당선자는 간담회에서 "대기업총수들이 자신의 재산이나 주식을 기업
주식으로 전환해 재무구조를 건실화하는데 기여해야 한다"며 "보유재산을
정식으로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노동자들을 설득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당선자는 또 "오늘날 경제가 이렇게 된 것은 기업의 경영방식과 금융독점
때문에 파생한 점도 있다"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경제인들의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들은 이에 따라 <>기업경영 투명성 제고 <>상호지급보증 해소
<>재무구조개선 <>주력.핵심사업 설정 <>지배주주및 경영진의 책임강화 등
합의문에 담긴 5개항의 세부실천계획을 이번 주말로 예정된 외환협상
사절단의 방미에 앞서 김당선자측에 제출키로 했다.

그룹총수들은 합의문에서 구조조정시 지배주주는 자기재산 제공에 의한
증자 또는 대출보증 등 자구노력을 경주하고 기업부실에 대해서는 경영진의
퇴진 등 책임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또 기업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결합재무제표를 조기 도입하고 회계관행을
국제화하는 한편 그룹내 계열사간 자금.경영지원 관행을 없애기로 했다.

또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고 불필요한 업종 및 자산의 과감한 정리를 통해
수익성 위주의 기업경영기조를 정착할 수 있도록 재무구조의 획기적인
개선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총수들은 이와함께 경영역량을 주력.핵심업종 부문으로 집중,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수평적 협력관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
했다.

< 이건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