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 현대 삼성 LG SK 등 4대 그룹 총수가 13일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5개항에 합의함에 따라 구조조정을 위한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날 총수가 김당선자와 조찬을 함께 한 4대 그룹을 비롯한 대부분 대기업
그룹들은 합의결과 발표가 나온 직후 긴급회의를 갖고 정.재계 합의사항의
이행방안에 대한 논의를 거듭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대기업이 거듭나지 않는한 IMF체제 극복은
물론 한국 경제의 앞날은 없다는데 대한 공동 인식"이라며 "따라서 재계는
모든 것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출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변혁의 선두에
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호지급보증 해소 등을 위해서는 금융관행의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기업의 혁신에 걸맞는 제도적인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 합의문에 일부 개념이 모호하거나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구조조정 계획서 작성과정에서 신정부와 추가적인 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현대그룹 =이미 지난해 IMF체제 돌입과 함께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해온
현대그룹은 계열사별 구조조정 계획은 마무리단계에 들어가 있으며
그룹차원의 구조조정계획을 작성중이다.

따라서 곧 계열사간 합병, 한계사업의 철수 등 대강의 구조조정안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상호지급보증 해소에 대해서는 오는 3월말까지 기준을 맞추는데는 어려움이
없으며 2000년 3월까지로 돼 있는 지급보증 제로화도 정확히 일정을
맞춰나간다는 계획이다.

결합재무제표 작성에 대해서는 이미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온만큼 큰
어려움은 없어 99년까지는 무리없이 진행해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투명경영부분은 이미 재계 처음으로 현대종합상사 현대정보기술 금강기획
등 3개 계열사에서 사외이사제를 도입한데다 정몽구 회장이시무식에서
이 제도를 전계열로 확대하겠다고 밝힌만큼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다.

<>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모임을 마치고 곧바로 삼성본관으로 돌아와
그룹운영위원회를 소집, 회의내용을 전달하는 한편 합의문에 기초한 대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삼성은 수출확대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구체적 실천안 마련에 들어갔으며
정리해고는 고통분담차원에서 최대한 억제기로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합의내용에 근거한 실천안을 빠른 시일에 만들어 작성기한인 17일
이전이라도 그룹운영위원회를 거쳐 이번주내에 바로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이와 관련, "부채비율이 2백67%로 국내 기업가운데에서는
가장 낮은 수준이고 상호지보도 80%선으로 재무구조개선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되고있다"며 "앞으로 한계사업정리등 사업구조조정의 강도가 한단계
높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 LG그룹 =97년 11월말 LG의 상호지급보증은 자기자본의 16%수준으로
당초 정부가 98년까지 1백%이내로 축소토록한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계열사의 상호지보를 전면 금지하고 기존 상호보증잔액도
2000년3월까지 점진적으로 축소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중이다.

결합재무제표 조기도입 문제는 내부적으로 결합재무제표를 이미 작성하여
왔으므로 이 제도를 조기에 도입해도 실행에 따른 문제가 없으며 그룹
주력회사의 주관아래 외부회계법인과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덧붙였다.

<> 대우그룹 =김당선자와 대기업 총수들이 합의한 기업구조조정 5개항에
전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과 이를 충실히 따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해외출장중이어서 김우중회장이 이날 모임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합의안에
대우의 입장이 잘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대우는 오는 3월말까지 자기자본비율 1백% 초과분에 대한 계열사간
상호지보를 해소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관계자는 대우전자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계열사의 지급보증이
1백%를 훨씬 밑돈다고 밝혔다.

결합재무제표는 세부적인 기준이 나오는대로 곧바로 작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대우그룹은 오는 2천년까지 그룹 부채비율을 2백%대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핵심사업은 지난해초 밝혔듯이 자동차 종합기계 조선 통신 가전 등
5개부문을 육성하고 이같은 방향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그룹 방침을
세웠다.

<> SK그룹 =최종현 회장 주재로 이날 오전 긴급 사장단회의를 열고
김당선자와 재계 총수간의 합의사항을 각 계열사가 적극적으로
시행해나가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최회장은 김당선자와의 대담내용을 전하면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계열사 사장들이 책임을 지고 투명한 기업풍토조성과
기업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앞장서서 합의내용을 적극 시행해 나갈 것"을
독려했다.

< 산업1부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