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사람들이 도수가 약한 소주를 좋아하는 것일까, 아니면 연고지 기업에
대한 애정이 강한 것일까"

금복주 무학 대선주조등 영남소주 3사가 지난해 자사제품의 알코올도수를
25도에서 23도로 낮추는 이른바 저도주전략으로 자신들의 "안방"인 영남소주
시장을 방어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영남3사는 거대소주업체인 진로와 두산경월의
파상공세에다 지난해 자도소주의무구매 제도까지 폐지돼 시장방어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저도주전략에 힘입어 연고지역 판매량을 대폭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금복주의 경우 참소주의 알코올도수를 낮춘 이후 판매가 급증,지난해
상반기중 월평균 29만상자(한상자 3백60ml 30병기준)에 머물렀던 경북지역
판매량을 하반기에는 40만상자이상으로 크게 확대했다.

경북지역에서의 시장점유율도 종전의 60%대에서 지난해 12월에는 80%대로
높아졌다고 이 회사는 밝혔다.

대선주조도 마찬가지다.

시원소주의 알코올도수를 23도로 조정하면서 부산지역 월판매량이 종전의
35만상자선에서 45만상자선으로 증가했다.

이에따라 이지역 시장점유율도 종전의 70%대에서 지난해 12월에는
90%선 가까이 접근했다.

영남소주 3사의 23도짜리 저도소주가 소비자들로부터 이처럼 좋은 반응을
얻고있는 것은 맛이 순하고 부드러워 거부감이 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복주 관계자는"23도짜리 저도소주에 한번 길들여지면 25도소주로 다시
돌아가기 힘들다"며 "불과 1-2도차이지만 맛의 차이는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영남소주 3사의 저도주 전략에 자극받은 진로도 최근 알코올도수를 22도로
대폭 낮춘 "순하고 부드러운 진로"를 개발, 재차 영남시장공략에 나섰다.

<서명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