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불황으로 일감이 줄어드는 가운데서 근로자들을 해고하는 대신
업무공유(워크 셰어링)를 통해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13일 노동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감이 줄어 감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들이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일시
휴업 순환휴가 고용유지훈련 등을 실시해 근로자들의 정리해고를 최소화하고
있다.

울산에 있는 자동차부품업체 한국프랜지공업은 지난해 12월부터 2주 단위
순환휴가를 실시하고 있다.

휴가인원은 지금까지 1백50명.

휴가중에는 노사합의에 따라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고 있다.

광고대행사인 LG애드는 노사협의회 결정에 따라 2월부터 1개월 단위로
27명씩 무급휴가를 실시키로 했다.

이 회사 인사팀 이호식 차장은 "광고물량이 줄었다고 감원하면 경기가
회복될 때 대처하기 어렵게 되지 않겠느냐"면서 "고통분담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금강기획도 이달중 무급휴가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창원 삼미금속은 올들어 생산직 2백30명에 대해 3교대근무를 주5일 주간
근무로 전환했으며 매주 1백15명씩 격주휴무를 실시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업체 부산주공은 올들어 연장근로를 중단했다.

창원에 있는 엘리베이터 제조업체 한양공영의 경우 건설경기 침체로
일감이 줄자 지난 5일부터 26일까지 일시휴업에 들어갔다.

자동차부품업체인 천안의 신성패카드는 지난 5일부터 23일까지 5일 단위로
일시휴업을 실시한뒤 구정직전인 24일과 26일에는 전면휴업키로 했다.

노동부의 정병석 고용총괄심의관은 "그동안 회사발전에 밑거름이 돼온
근로자들을 경기가 나빠진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해고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며 "절박한 상황이 아니면 고용보험기금 등을 통한 직업훈련이나 근로시간
단축 순환휴가 등을 통해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에 힘쓰는 것이 장기적인
회사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부터 고용유지훈련을 실시하는 기업에는 고용보험기금을 통해
훈련비 전액과 임금의 2분의1 내지 3분의1을 지급하겠다는 노동부의 고용
안정대책이 최근 발표되자 노동부에는 이에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보기
위한 기업들의 문의전화가 연일 쇄도하고 있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