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13일 대기업총수들과의 회동에서 "시장원리에
따르는 기업과 경쟁을 통해 승리하는 기업,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과거에 대한 겸손하고 뼈저린 반성을 통해
경제를 살리는데 노력과 희생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김당선자의 모두발언요지.

우리는 지금 큰 난관에 봉착해 있다.

천재지변도 아니고 외세침략도 아니다.

우리 자신의 잘못이 오늘의 사태를 가져 왔다.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우리는 빚을 지면서 부자행세를 해왔고 흥청망청 낭비생활을 해왔다.

관치경제와 정경유착 등으로 약자가 희생되는 면이 많았다.

경제인은 오늘의 우리경제를 이룩한 공로가 있고 불철주야 노력해 왔으며,
창의력을 발휘해 세계시장을 개척해온 업적이 크다.

경제인의 억울한 심정도 알고 있다.

국제그룹의 경우 (권력이)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

정치자금을 받고도 전직 대통령과 경제인들을 법정에 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권력에 과도하고 지나치게 부합한 경제인들도 반성해야 한다.

새정부는 대기업을 적대시하지 않을 것이다.

불이익을 줄 생각도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분담을 통해 약자에 대해서는 정부가 도움을 줘야
한다.

대기업은 독과점과 불공정거래를 하지 않는한 자유롭게 기업활동을 하는
것을 보장하겠다.

특정 기업을 비호하거나 차별하는 것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시장원리에 따르는 기업, 경쟁을 통해 승리하는 기업, 세계속에서 승리하고
세계속에서 경제발전을 이루는 기업과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기업수지를
개선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경제논리에 의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양을 가지고 기업을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

돈버는, 이윤을 내는, 외화를 벌어오는 기업에 대해서만 국민과 국가가
지지할 수 있다.

과거 선단식 부실기업 양산은 안된다.

이렇게 되면 잘되는 기업도 쓰러진다.

결합재무제표도입, 상호지급보증해소, 수출제고 등이 중요하다.

노동자는 정리해고를 반대하고 경제파탄의 책임이 기업에 있다고 본다.

노동자는 "고통전담"의 원칙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나는 청와대와 정부, 기업과 함께 실업대책 수립에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기업의 태도가 노동자를 설득하는데 관건이다.

정부는 노사 양측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히 대할 것이다.

정부가 고통분담에 앞장서서 청와대 수석실을 줄이고 예산을 10조정도 삭감
하는 등 긴축하고 있다.

기업도 동참해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

노사정 협력체제구축이 어느때보다 필요하다.

개혁을 위해서는 고통분담이 필요하다.

기업인이 경제회복에 대한 결의와 다짐을 다지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바란다.

시장경제원리를 존중, 특혜나 차별은 없을 것이다.

법에 의하지 않은 정치자금은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여야 차별없이 야당에게도 법 테두리안에서 지원하는 것도 과거처럼 시기
하거나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환경속에서 기업인으로서의 긍지를 갖고 노력해 달라.

< 이건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