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량을 규제하지 말고 금리를 내려야 한다"

13일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 4대 대기업 총수들간의 조찬회동에서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간에 조율되고 있는 거시경제정책에
간접적인 불만을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최회장은 이날 김당선자가 조찬장에 도착하기 직전, 자민련 박태준총재와
환담하면서 "미국이 잘 맞지 않는 프리드만의 거시정책을 다른 나라에 강요
하고 있다"며 "지금이 어느때인데 촌스럽게 총화량을 얘기하느냐"고 말했다.

프리드만은 통화공급의 변화가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
통화주의자의 대표자로 준칙에 따른 일정률의 통화공급이 경제를 균형있게
발전시킬수 있다고 주장한 미국의 경제학자.

최회장의 언급은 IMF측이 한국정부와 분기별로 물가상승률 성장률
통화증가율 등 거시경제지표를 설정하는 것이 프리드만의 이론에 근거한
것이라며 이를 비판한 것이다.

최회장은 "나도 경제학을 공부했는데 프리드만의 이론은 맞지 않는다"며
"유럽에서도 (프리드만 이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회장은 이어 "통화증가율이 내려가고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한국경제
가 살아날수 있을지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며 경제회생을 위해서도 정부의
거시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그는 특히 "(IMF가) 우리를 설득시키려고 하는 것보다는 금리를 내려주는게
더 좋다"며 고금리 정책으로 인한 업계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이에대해 박총재도 "경제학자가 자기 논리를 개발하면 20년은 써먹으려
한다"며 최회장의 주장에 일부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