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업이 고급인력시장으로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 상륙을 준비하는 외국 기업들이 늘고 있는데다 구조조정에 나선
국내 기업들도 인력 재조정에 박차를 가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주)HT컨설팅의 김낙기(46) 사장은 "IMF시대를 맞아
기업들의 고용방식이 크게 바뀔수 밖에 없다"며 "외국 기업들도 국내
진출을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어 헤드헌터사업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재알선을 담당하는 헤드헌터업이 국내에서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현재 국내에 80여개업체가 있다.

김사장은 "미국에서 헤드헌터업이 본격 출발했던 것도 대공황이
한창이던 20~30년대였다"고 설명했다.

공황이라는 위기가 기업들의 인재 발굴 붐을 불러 일으켰다는 얘기다.

"전체 직원수를 줄일수 밖에 없는 기업들사이에 능력면에서 우수한
인력을 가려서 채용하는 고용방식이 앞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래서 나온다.

물론 헤드헌터업계도 지난해말부터 IMF 한파를 톡톡히 겪고 있다.

김사장은 "국내 기업들 가운데 내부인력조정문제로 계약을 취소한
곳이 많다"며 "국내 진출을 노리던 외국 기업들도 아직은 관망세에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에 요즘은 실직위험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형편이다.

이 회사만도 1만여명의 인력리스트를 갖고 있을 정도다.

고급인력시장 역시 공급과잉인 셈이다.

하지만 김사장은 "M&A 허용 등에 따라 외국기업들도 상반기내에
적극적인 자세를 띨 것"이라며 "요즘 기업들의 주문도 임원급의 경력자가
대부분"이라고 귀뜸했다.

헤드헌터업이 국내 고용시장의 변화를 가져오기에는 아직도 풀어야할
문제가 많다.

무엇보다도 경직적인 인력채용 문화가 걸림돌이다.

김사장은 "헤드헌터업체를 이용하면 시간과 인력 경비를 절감할 수 있고
적재적소에 맞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며 "정부산하기관의 임원급에 대
한 채용도 헤드헌터업을 통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