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캉드쉬 IMF총재는 우리나라가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고 보다 신속한
구조조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리해고제를 도입해야 하며 이를 위해
노.사.정이 고통분담 원칙아래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의 신용등급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돼 곧 상향조정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IMF의 긴축프로그램도 수정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캉드쉬 총재는 13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IMF
프로그램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면서 최근 한국경제 현안들에 관한 IMF의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리해고 문제와 관련, 정부 노동조합 사용자대표간의 상호합의가
중요하며 정리해고가 노동계만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흐르지 않도록 고용보험
제도의 확충과 정부및 기업측의 고통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실은행과 부실기업은 과감하게 정리, 관련주주들이 투자자본을 상실케
하도록 하며 정부는 불필요한 예산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캉드쉬 총재는 IMF도 현행 고금리가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현재 한국경제가 해외신인도 회복을 통해 정상화될 때까지 고금리 유지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캉드쉬 총재는 이날 KBSTV에 출연, 한국정부와 협의해 통화증가율
목표치등을 수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열린 경제단체장 간담회에서 재계는 "IMF가 요구하는 개혁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고금리는 여러 부작용이 있는 만큼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부실은행 감자에 따른 소수주주 보호와 수출업체에 대한 지원 등도
건의했다.

캉드쉬 총재는 이에대해 "한국기업들의 고충은 이해한다"며 "그러나
단기적인 고금리 체제는 외국 신뢰유지와 구조조정 촉진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캉드쉬 총재는 제일은행 서울은행 감자에 따른 소수주주 피해에 대해서
"일반 직장인들이 실직등의 희생을 하는 것처럼 주주들도 희생이 불가피
하다"며 "감자문제 해결 없이는 IMF 출자국들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이해를
구했다.

한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지도부는 캉드쉬 총재에게 정리해고제 도입
반대입장을 거듭 밝혔다.

< 노혜령.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