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와 4대그룹 총수간의 회동에서 정작 뜻하지 않은
수확에 크게 고무된 쪽은 삼성그룹이었다.

김당선자가 항간에 나도는 삼성과 관련된 악성루머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두번씩이나 "결코 그런 일이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사실 삼성은 지난 12월 대선후 "차기정부와 관계가 좋지않아 그룹이
어려움을 겪게될 것이다" "자동차사업을 포기한다"는 등의 악성루머에
시달려 왔다.

여기다 "자금난"설까지 가세돼 삼성이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는 것처럼
비쳐졌다.

실제 삼성의 일부 임직원들 조차 루머에 동요하는 현상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따라서 삼성은 이날 김당선자의 격려로 그동안 가장 곤혹스러웠던 악성루머
와 차기정부와의 보이지않던 불편함도 한꺼번에 씻어버릴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이건희회장도 회동후 밝은 표정으로 삼성본관에 돌아와 그룹
운영위원회를 바로 소집, 김당선자와 회동내용을 전하며 "루머에 동요없이
재무구조개선 등 합의내용을 강도높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삼성은
밝혔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