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BIS(국제결제은행)자기자본비율을 충족시키기 위해 정부
로부터 1조5천억원을 현물출자받는 대신 직원 1천5백명을 사실상
정리하기로 하는 내용의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기업은행은 14일 인원과 점포를 대규모로 줄이는 내용의 자구계획안을
마련,노조측 동의서를 첨부해 재정경제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올들어 국책은행들도 국내외 점포정리등 군살빼기 계획을 발표했으나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키로 한 것은 기업은행이 처음이다.

기업은행은 현재 4~5%에 불과한 BIS(국제결제은행)자기자본비율을
8% 이상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선 정부출자 이외의 다른 방안이 없다고
판단,현물출자를 받는 조건으로 자구계획서를 냈다고 설명했다.

재정경제원은 기업은행이 노조동의서를 첨부한 자구계획을 제출해옴에
따라 조만간 국무회의 의결등 관련절차를 밟은 뒤 정부보유 공기업 주
식 1조5천억원 어치를 출자해 주기로 했다.

금융계는 기업은행의 경우 현물출자뿐 아니라 중소기업 부동산담보부
대출등을 신용보증기관들이 보증을 서주기로 함에 따라 위험가중자산도
감소,BIS비율은 8%대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5백50명을 감원하는 데 이어 내년 5백명,2000년
4백50명등 총 1천5백명을 연차적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올해의 경우 명예퇴직 신청을 먼저 받되 감원규모에 미달할 경우엔
정리해고대상을 선정한다는 방침인데 예년의 경우 자연감소 규모가 2백
여명에 불과,대규모 정리해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또 올해중 지점 30개와 해외사무소 4곳을 폐지,또는 정리
하고 임원들은 30%,부지점장급은 20%의 급여를 삭감키로 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