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는 IMF 한파로 움츠러든 시청자들에게 가족의 사랑과 고향의
포근함을 선사할 설날특집극을 마련, 28~30일 방영한다.

KBS1의 "귀향, 그 짧은 이야기"(극본 이흥주 연출 박영주), MBC의
"사랑의 열쇠"(극본 김태관 연출 김정호), SBS의 "아주 특별한 여행"
(극본 이선희 연출 이강훈)이 그것.

KBS1의 "귀향, 그 짧은 이야기"(28일)는 가장 절박한 순간에 고향을 찾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에게 있어서 고향이 지니는 의미를 되새긴다.

시골 출신으로 억척스럽게 살아온 신용금고 대리 정애(김청)는 직속상관
오재성(김효원)의 대출사기사건에 연루돼 경찰의 추적을 받는다.

설날 이틀전 자수하려고 망설이던 중 어머니(정혜선)가 암으로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고향으로 향한다.

정애의 사건을 맡은 민형사(박인환)와 이형사(김주승)는 고향터미널에
잠복, 정애를 체포하지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정애와 어머니의 상봉을
허락한다.

그러나 모처럼 모인 가족들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상처만 준다.

결국 그 갈등과 상처 또한 사랑으로 이해하면서 서로에게 용서와 화해를
구한다는 내용.

현재 경기도 화성과 양평 등에서 촬영중.

일요아침드라마 "행복한 아침"과 TV소설 "길"을 만든 여성PD 박영주씨가
연출을 맡아 깔끔하고 섬세한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박PD는 "정애의 귀향길은 수많은 귀향의 모습중 하나"라며 "정석대로
꾸밈없이 그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애의 오빠 광수로 주호성, 광수처로 선우은숙, 동생 광호로 김광필이
출연한다.

이밖에 박성미 손현주 장세래 이미나 등이 나온다.

MBC의 "사랑의 열쇠"(28일)는 10여년만에 출소한 금고털이범 아버지의
등장으로 혼란을 겪는 가족이 화해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가정의 행복에
대한 해법을 찾는다.

왕년의 대도였던 아버지 최정도역에 오지명, 강력계형사인 아들 봉수역에
김정균, 봉수의 아내 미영으로 오지예가 출연한다.

최정도의 후배인 삼식과 학래는 이도경 김동수가 각각 맡는다.

진지한 주제지만 풍부한 유머와 함께 경쾌하게 풀어내 가족 모두
부담없이 즐길수 있도록 구성할 예정.

SBS의 "아주 특별한 여행"(30일 오후 8시50분)의 무대는 부산과
후쿠오카를 왕래하는 여객선.

승무원과 승객들이 밀수사건을 둘러싸고 벌이는 해프닝과 그속에서
이뤄지는 삶에 대한 열정과 우정, 사랑을 밝게 그릴 예정.

"머나먼 쏭바강" "해빙" "모델"을 연출한 이강훈PD와 "도시남녀"
"모델"의 작가 이선희씨가 호흡을 맞췄다.

김남주가 "모델"이후 오랜만에 모습을 선보이며 이훈이 연인으로 등장한다.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