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의 뒤를 이어 왕이 되면 결국 불의를 따르는 것이 되기 때문에
일부러 미친척하죠.
또 동생 충녕이 성정을 베풀 것을 내다봤던 겁니다"
KBS1 "용의 눈물"에서 양녕대군으로 등장하는 이민우(22.중앙대
연극과 3년).
태조와 태종에 이어 부자간의 갈등을 팽팽한 긴장감으로 이끌 그는
양녕대군을 한마디로 "멋있다"고 표현한다.
왕위를 물려받을 뜻이 없음을 내비친 세자 양녕은 사사건건 태종과
부딪치며 온갖 기행을 일삼는다.
기방에 뻔질나게 출입하고 내관을 죽이더니 급기야 남의 첩을 훔쳐와
세자 자리에서 쫓겨난다.
"역사극은 실존인물을 그리기 때문에 현대물보다 힘듭니다.
나를 극중인물로 창조해야 할뿐 아니라 옛날 그 인물의 입장에서 다시
짚어봐야 하니까요"
7살때 "조선왕조 5백년"으로 데뷔한 이민우는 사극과 인연이 깊다.
젊은 탤런트중 사극경험이 있는 사람이 드물어서인지 "한명회" "연산군"
"춘향전" 등에 꾸준히 출연해왔다.
사극 초보자들이 힘들어 하는 옛말투나 거추장스런 복장에도 익숙하다고.
한가지 어려운 점.
"겨울 야외촬영땐 발이 굉장히 시려요.
신발이 생각보다 얇거든요"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