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먹어야 산다.

다른 동물과 하등 다를 것이 없다.

굶어죽는 것보다 더 큰 비극은 없다.

북한의 식량난이 이를 증거하고 있다.

인간은 먹기 위해 사는 것인지 살기 위해 먹는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그런데 웬만큼 사는 나라에서는 너무 먹는 것이 탈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음식문화는 지나치게 푸짐하다.

가정의 밥상이나 음식점의 식단도 다른나라와 비교하면 가위 성찬이라고
할수 있다.

가난에 찌들었던 역사의 반작용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먹으면서 한편에선 비만을 줄이려는 다이어트가 유행이다.

여성들에게는 몸매를 잘 가꾸려는 휘트니스(Fitness)가 강박관념이 되었다.

휘트니스는 바로 건강( Good health )이며 다이어트를 수단으로 하고 있다.

다이어트는 덜 먹거나 안먹는 것이 방도이다.

그래서 식욕억제약품이나 설사약까지 유행이다.

기근이 일상화되어 있는 못먹는 나라들에서 보면 환장할 짓거리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식은 종교행사로 까지 이용되고 있다.

비만을 줄이려는 것은 몸매유지 뿐 아니라 인간의 최대 소망인 장수와도
연결된다.

비만은 온갖 성인병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비만은 영양과잉섭취에서 비롯된다.

과잉영양은 세포분열을 촉진하여 노화를 가속화시킨다는 이론도 있다.

그러니까 영양을 제한하는 것이 노화에 브레이크를 거는 셈이다.

식사량에 대한 전통적 견해는 많이 먹으면 성장이 빠르고 활동이
활발하지만 수명은 단축되는 반면 소식하면 삶의 에너지는 적지만
장수하게 된다는 것이다.

성장절정기이후에는 30%정도 줄여먹어야 좋다는 얘기다.

현재의 식사량은 생물학적 요구이기 보다는 습관일 뿐이라는 것이다.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바에 따르면 식사량을 40% 줄이면 40% 수명이
늘어나고 자유급식한 쥐에 비해 면역력이 강해졌다고 한다.

IMF 한파를 맞아 음식점들도 서리를 맞고 있다.

이의 타개책으로 값을 내리는 대신 반찬의 양을 줄이는 음식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의 체질까지 강화시켜 준다면 일석이조가 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