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은 찰나가 아니다.

영원히 정지될 수도 있다.

시간이 흐르고나면 지나간 시간이 그리워지는 법.

그러나 지난 과거가 그립지 않다.

왜냐하면 카메라의 그 정교한 눈이 현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삼킨채
현재를 영원히 정지시키기 때문이다.

자연사진동호회(PCN: Photo Club Creating Nature)는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일요일 평일 가리지 않고 동해의 해돋이부터 서해의 낙조, 명산의
설경과 운해, 심산계곡의 폭포, 한적한 시골 들녘에 단아하게 핀 야생
들꽃 등과 대화하며, 이들의 현재 모습을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는 모임이다.

전국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것,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고 애초부터 있었던
원래 그대로의 모습에 애정을 갖고 포인트를 찾아 셔터를 눌러 현재를
과거와 미래까지 연결시키는 작업, 그것이 바로 자연사진동호회의 이념이다.

이렇듯 자연사진만을 고집하며 찍는 PCN클럽은 1960년 중반 공병우 오규환
(83세)전임회장 등이 모여서 CSC(Color Slide Club)라는 이름으로
사진클럽을 만들어 이끌어왔다.

현재 이 클럽을 이끌어가고 있는 김운섭(<주>미글 대표이사)회장에
따르면 "당시에는 회원이 되면 매주 촬영을 나가야 했고, 매주 모임을
갖고 영사를 했었다"고 말한다.

주말에 만나 전국을 대상으로 촬영을 나가고,또 주중에는 촬영해온 것을
인화해서 영사를 하며 만나고 하다보니 자연스레 가족과 같은 정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전임회장의 연로함과 박청원 총무의 작고로 1년반 남짓 활동을
못하다가 회원들이 발벗고 나서 김회장을 옹립하여 정관을 대폭 손질하고,
이름을 새롭게 바꿔 97년 1월 회원22명(이중 사협회원 7명)으로
재창립하기에 이르렀다.

자연사진만을 주제로 하며 활동은 매주 목요일 갖는 정기모임에서 주제
토론과 슬라이드영사, 전문가 초청강연 등이 있고 매월 갖는 정기촬영장소
헌팅이 있다.

김회장과 최한석 고문, 박순영 총무 등은 국내 사진전은 물론 국제사진전
등에서 수차례 입상한 베테랑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