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국에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애국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에서는 급기야 "외화낭비"라는 비난여론에 대통령의 외유까지 취소
하는 사례가 발생.

필리핀의 라모스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참석
등을 위해 당초 이달 28일부터 2월3일까지 스위스 미국 벨기에 등을 순방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키로 했다고 발표한 것.

라모스 대통령은 또 이번 순방뿐 아니라 경제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여행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라모스 대통령의 이같은 조치는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외화낭비라는 비난
여론에 따른 것으로 특히 필리핀 야당의 중진인 오프레 의원과 산티아고 전
대통령후보 등은 "재판소에 대통령의 여행중지명령을 신청하겠다"고 나서기
까지 했다.

한편 라모스대통령은 취임후 지금까지 33차례나 외유를 했고 미국만도
3차례나 방문한 바 있는 등 외유가 잦았던 게 사실이어서 야당으로부터
"필리핀 제1의 국비여행자"라는 비아냥섞인 별명을 들어왔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