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R 1오버파가 우승 한계점

다음은 데이터를 토대로 한 "박세리의 우승방정식"이다.

미LPGA투어에서 우승하려면 우선 "오버파 라운드"가 없어야 한다.

97년 LPGA투어에서 오버파 라운드가 한라운드 있었는데도 우승이 결정된
대회는 38개중 겨우 6개대회에 불과하다.

그 6개대회도 대부분은 1오버파 라운드가 대부분이고 2오버파 라운드가
있었는데도 우승한 선수는 딱 한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2월 로스엔젤레스 여자선수권대회에서 테리 조 마이어스(미국)는
1라운드에 2오버파 74를 쳤으나 2,3라운드에서 연속 66타를 치며 우승했었다.

에니카 소렌스탐의 6승중 두번은 한라운드씩 오버파 라운드가 있었지만
모두 1오버파 73타였다.

이는 한마디로 "어떤 대회든 오버파 라운드가 나타나면 우승은 물건너
가는 것이고 설사 오버파를 치더라도 1오버파 정도에 그쳐야 우승경쟁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바로 이측면에서 박세리는 "개선"이 시급하다.

박은 지난해 6개대회에서의 총20라운드중 절반인 10개 라운드에서
오버파를 쳤고 그중 8개라운드가 2오버파이상(최악은 5오버파 77타)이었던
것.

US여자오픈에서와 같이 첫날 68타를 치고 그 다음날 74타로 후퇴하면
전체적 흐름이 우승과 멀어질수 밖에 없다.

올해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겠지만 지난해 나타난 박세리의 "기복"은
통계상 부정적 요인임이 분명하다.

<>60대 스코어 능력은 괜찮다

박세리는 대신 "60대 스코어 능력"에선 합격선이다.

20라운드중 5번이 60대스코어였는데 그중 최저타는 66타였다.

미LPGA투어는 38개대회중 26개대회가 4라운드대회로 벌어지는데 보통
4라운드중 두번이 60대라면 나머지 두번은 "이븐파이내" 70대스코어여야
우승할수 있다.

물론 60대 스코어가 3번이상 나오면 우승이 한층 가까워진다.

60대 스코어는 66-68타선은 쳐야 어쩔수 없이 나타나는 70타이상
스코어를 상쇄시킬수 있다.

박은 66-68타의 능력을 분명 보유하고 있다.

전에도 분석한 적이 있지만 박의 "버디 능력"은 상위권 수준이다.

박의 평균적 한라운드 버디숫자는 60대를 보장한다.

그러나 "버디를 잡아먹는 많은 보기와 더블보기까지의 출현"이 오버파
스코어를 만들곤 했다.

보기이상의 스코어는 스윙의 일관성, 게임 매니지먼트, 위기관리능력,
부족한 경험 등의 문제에서 출발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파세이브를 하고 보기숫자를 최소한도로 줄이는
"소렌스탐 골프"가 바로 그녀와 박의 차이를 설명한다.

박세리의 올시즌은 바로 그러한 문제점을 지난 겨울동안 어떻게
보완했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대등함을 전제로 한 자신감

치명적 오버파가 없는 박세리 골프는 "스윙의 일관성을 전제로 의도하는
구질의 볼을 자유롭게 구사할수 있는 능력, 그리고 지금까지의 첫 퍼트가
홀에서 평균 60cm 벗어났다면 그 오차를 평균 30cm로 줄이는 퍼팅능력"에서
좌우될 것이다.

사실 그런 골프가 바로 캐리 웹이나 소렌스탐 골프이다.

박은 대회전 전화통화에서 "언제나 우승할수 있다고 생각하며 현재로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할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긴 무슨말을 할수 있을 것인가.

박에게 믿을 것은 그녀의 배짱과 승부욕이다.

그녀의 코멘트 행간에는 언제나 "대등한 실력을 전제로 한 자신감"이
배어 있다.

그것이 그녀의 장점이다.

소렌스탐의 나긋나긋함 이면에는 "엄청난 승부욕"이 언제 어디서나
도사리고 있다.

우선은 그같은 승부욕측면에서 이겨야 정상이 노크된다.

박세리의 98년 첫골프가 "이 힘겨운 시대의 최고 낭보"가 되기를 기대한다.

< 김흥구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