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건설 등산 동호회인 "건우회"는 말 그대로 사우들의 우정과 화합을
목적으로 결성되었다.

20여명의 뜻맞는 사람들끼리 부정기적으로 등반하다가 회사의 지원으로
지난89년 정식 동호회로 산행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현재는 약60명의 회원으로 늘고 매월 1회의 정기 산행으로 우리들의
발자국을 남긴 산도 그만큼 늘어났다.

지리산 한라산 설악산 금오산 종자산 유명산 등 전국 유.무명의 거의
모든 산과 만났다.

이같은 많은 산행을 하였지만 모든 산행에 회원만 참석하는 것이 아니다.

산행할 뜻만 있다면 사우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는 개방의 문을 달고 있다.

게다가 사우가족도 함께 참여, 정을 나누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또 매년 정월이면 시산제를 하는데 가족의 안녕과 사회의 발전을
기원하며 한 해를 소망하는 자리를 펼친다.

여기에는 사장을 비롯한 전 임직원이 참여한 한마당 행사로 우정과
협동심을 다진다.

10년 가까운 산행은 그 횟수만큼 잊지 못할 사연 또한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산행이라면 영암 월출산 등반을 꼽을수 있다.

96년 11월로 기억된다.

우리 건우회원들은 산정상에서 해돋이를 보기 위해 새벽 3시30분께에
등정을 시작했다.

칠흑같이 캄캄한데다 뺨을 가르는 듯한 매서운 바람과 추위로 그야말로
힘든 산행이었다.

월출산은 한낮에 오르기도 힘겨운 험한 산인데 가장 어둡다는 동트기전에
산행을 시작했으니 그 어려움이 오죽했겠는가.

로프를 잡고 서로 밀고 당겨가면서 정상에 섰을 때 동편 지평선 언저리엔
맑은 물에 붉은 잉크 한방울 떨어뜨린듯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둥그런 희망 하나가 쑤욱 올라오는데 그 벅찬
희열이란!

지금 생각해도 전율이 인다.

월출이 아름다운 산에서 일출을 보는 것도 장관이었다.

산에는 너그러움 사랑 우정 겸손 희망 도전 같은 의미의 나무들이 있어,
그들이 뿜어내는 맑은 의미들을 우리들에게 호흡케하여 맑은 정신을 갖게
하는데 산을 오르는 이유가 있는 듯싶다.

월출산 등반에서 당겨주는 따뜻한 손과 손의 체온 속에서,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땀에서, 해돋이를 바라보는 또렷또렷한 눈빛속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이 우리가 산을 오르는 의미였다.

건우회는 산이 사라지지 않는 한 산행을 계속할 것이다.

산행에서 배운 고귀한 가치들이 회사와 가정생활에도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항상 생활이 건강하고 미소를 잃지 않는다.

건강한 체력과 정신이 있으니 어떤 어려움도 이겨낸다.

이것이 바탕이 되어 완벽시공의 건설이 가능함은 자명한 일이다.

건우회원들은 오늘도 다음 산행을 위해 답사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