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성공은 고객만족과 사원존중, 자금안정에 달려 있습니다.

IMF를 구조조정의 호기로 활용해야죠"

회고록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삶과꿈)를 펴낸 송삼석(70) 모나미회장은
인간중심의 경영이념을 강조하면서 "1등 상품만이 세계경쟁에서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국내시장에서 최고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해외에서도 무시당한다는
것.

"고객만족이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직원존중도 마찬가지죠.

사원의 인격을 존중하면 자연히 생산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자금은 달라요.

자금은 혈액과 같아서 최고경영자가 제대로 챙기지 않으면 언제 막힐지
모르거든요"

그래서 송회장은 돈 걱정을 안한다.

무리하게 투자하지 않는데다 낭비요인도 철저히 없애기 때문이다.

그의 회고록에는 모나미 전신인 광신화학공업 설립과 "모나미물감"
"왕자파스" "153볼펜" "사인펜" "매직펜" 등 문구산업의 신화탄생 과정,
주식공개와 세금추징 파동, 공장 대화재 등 "문구업계 산 증인"의
발자취가 그려져 있다.

"책상에서 잉크병을 없애자"며 153볼펜 광고에 사운을 걸었던 얘기와
어린 시절 삼례에서의 추억, 독실한 크리스찬이었던 부모님, 6.25때
의용군에 입대하라는 권유를 뿌리치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일화도 담겨
있다.

6남매중 막내로 자란 송회장은 둘째 누나의 풍금반주에 맞춰 "저 높은
곳을 향하여"를 부르던 때가 잊혀지지 않는다고 회고했다.

"아들 3형제가 고희잔치를 준비한다길래 경제도 어려운데 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70평생을 책으로 정리하는 게 어떻겠냐고 해서 썼죠.

개인적인 내용도 있지만 한 기업의 성장사를 기록한다는 의미에서
"무리"를 했습니다"

"딸 키우는 재미를 몰랐다"는 그는 예쁘고 공부 잘하는 큰손녀
(14.방배중1) 얘기에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호는 항소.

늘 웃는 얼굴에 따뜻한 가슴을 지녔다고 친구들이 붙여줬다.

건강비결은 소식과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휴식.

사흘마다 골프장을 찾는데 아직도 비거리가 2백야드를 넘어 "70대 청춘"
소리를 듣는다.

사업도 그렇지만 건강이야말로 "절대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

호남출신 기업인으로서 그는 "정권교체를 계기로 영호남 기업인이 하나가
돼 경제살리기 운동을 펴볼만하다"고 제안했다.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전주고와 서울대상대를 졸업한 송회장은 앞으로
사회봉사활동에 힘쓸 생각이다.

재경 전북도민회장인 그는 모교인 삼례초등학교 지원 등 장학사업에도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