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들의 해외차입여건이 급속히 호전되고 있다.

한동안 중단됐던 신규 외화차입이 성사되는가하면 차입금리도 종전에
비해 크게 낮아지고 있다.

16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의 경우 불과 1월초만 해
도 하루짜리 초단기차입(오버나잇)의 금리가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에
4.0%를 가산한 수준에서 형성됐으나 현재는 리보+2.0%-3.0%수준으로 낮
아진 상태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일부 거래관계가 돈독했던 외국은행들은 요즘 리
보+0.5% 수준 안팎에서도 단기자금을 빌려주고 있다"며 "폴란드의 슬로반
스카야은행도 차입을 중단했다가 최근 저금리로 대출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또 신한은행은 일본계은행으로부터 단기차입을 하면서 종전의 절반가량
낮아진 금리를 적용받았다.

일본계은행들은 리보+6.0%의 금리로 신한은행에 대출해왔으나 최근에는
2-3%수준의 가산금리(스프레드)만 붙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뱅크오브스코틀랜드등 3개은행으로부터 1개월물 4천만달러
3개월물 3천만달러등 모두 7천만달러를 신규 차입하기도 했다.

산업은행도 오버나이트자금및 3개월안팎의 기간물에 대해 예전보다 1%
포인트이상 낮아진 수준으로 차입하고 있으며 상업은행도 최대 2%포인
트가량 떨어진 금리로 자금을 빌리고 있다.

상업은행은 이와함께 이날 뱅커스트러스트뉴욕은행으로부터 7백만달러를
3-6개월간 신규 차입했다.

외환은행도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은행
중국공상은행 등으로부터 1~6개월물로 모두 5천만달러를 신규로 들여
왔다.

이밖에 일부 특수은행은 작년 하반기초이후 처음으로 유럽계은행들을
상대로 1개월짜리 해외CP(기업어음)을 발행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한은은 7대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 5일 5백만달러를 시작으로 7일1천5
백만달러 8일 3천만달러 12일 3천8백만달러 13일 2천만달러 14일 2천만
달러등 약 1억5천만달러의 신규차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박기호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