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은빛고기떼(대표 곽태준)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중(2월15일까지)인 "굿모닝 솔로몬"은 폭력과 광기로 얼룩진 현대사에
대한 풍자로 가득차 있다.

브레히트 탄생 1백주년을 기념해 무대에 올린 이 작품은 한 정신병자의
회상을 통해 구조화된 폭력에 희생된 민중의 삶을 되돌아보고 있다.

브레히트의 "코카서스의 백묵원"이 원제.

어느 정신병원의 26호 병동.

현실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정신병자 장장구는 잃어버린 일상에 대한
보상으로 솔로몬의 지혜와 권력을 갈구한다.

자신을 솔로몬과 동일시하는 장장구를 치료하기 위해 의사 허개비는
장장구의 내면세계에 구축된 환영을 걷어내려 애쓴다.

방법은 사이코드라마를 통해 장장구가 그의 망상속에 녹아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하는 것.

이를통해 뒤틀린 유토피아 건설의 허구를 간접체험케 하는 의사의
치료법이다.

사이코드라마는 기이한 재판으로 구성된다.

아이를 둘러싼 친모와 양모의 양육권 분쟁이 그것.

재판관 장장구는 솔로몬의 지혜와 권력을 총동원하지만 쉽지 않다.

고뇌에 빠진 장장구는 문득 이 사건이 현대사에 횡행했던 철권통치와
닮아있음을 깨닫는다.

무력통치는 깨뜨려버리는 것외엔 해결책이 없다고 판단한 장장구는
양육권 분쟁의 해답을 내놓는다.

아이를 둘로 찢어 갈라가져라.

연출자 곽태준씨는 "브레히트는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 폭력이 어쩔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 소돔과 고모라식의 방종과 타락이
난무하는 현대사회에 경종을 울린다"고 설명했다.

화 수 목 오후7시30분, 금 오후4시30분 7시30분, 토 일 공휴일 오후3.6시.
월 휴무.

문의 : 747-6287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