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는 89년 자본주의로 전환한 이래 3년연속 유럽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체제전환에 성공한 대표적인 모델 케이스로 불린다.

그러나 민영화과정에서 대부분의 국영기업은 다국적 기업이 장악해 뚜렷이
내세울만한 순수 폴란드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폴란드에서도 무일푼으로 시작, 7년만에 매출액 1억달러 고지를
넘은 순수 민족기업이 있다.

바르샤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1백50km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아틀라스란
회사로 "폴란드 기업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아틀라스는 체제전환 이후 급등한 실업으로 일자리를 잃은 3명의 엔지니어
들이 91년 합작으로 세운 회사이다.

이들은 10여년간 일하던 직장에서 해고된 후 자동차 차고에서 콘크리트
배합기를 1대 빌려 타일용 접착제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아이템 선정은 생산이 쉽고 재료가 간단한데도 비싼 수입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서 착안했다.

초기에는 폴란드 제품의 품질을 불신하는 소비자들에게 국산도 외제 못지
않게 품질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소비자들에게 품질을 인정받은 후부터는 매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91년 3만5천달러였던 매출액이 93년 3백50만달러, 96년 7천만달러, 97년
1억달러(잠정치)로 급성장했다.

생산현장도 자동차 차고에서 지금은 35ha(10만평)에 이르는 초현대식
공장으로 바뀌었다.

시장점유율은 75%.

로만 로엑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넘치는 수입상품과 싸구려 저품질의
자국산 제품에 질려있던 폴란드인들에게 서유럽 상품 못지않은 폴란드
제품으로 민족적 자존심을 회복시키겠다는 의도가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외에 외부에서 아틀라스를 건실한 기업으로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기업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급성장에 뒤따르는 은행
빚이 한푼도 없다는 점이다.

< 바르샤바=김식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