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병원들이 의료서비스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어 병원내 감염 등 의료사고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19일 소비자보호원과 전국병원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환율급등과 극심한
불황으로 의료기기 및 약품이 달리고 외래환자들이 격감하자 의료수가를
맞추기위해 한번 수술한후 재수술하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Y병원은 1회용 거즈를 재소독하여 사용하고 관장할 때 쓰는 젤리를
바셀린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응급실에서 쓰는 주사바늘의 경우 프라스틱제인 젤코를 사용해야 하나
일반 주사바늘을 사용, 혈관이 터지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C병원은 1회용 수술용장갑을 소독하여 다시 사용하고 있고 K병원은 1회용
마취 튜브를 재사용하고 있다.

또 충남 S병원의 경우 4인용입원실을 6인동입원실로 바꿔 환자를 수용,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밖에 다른 병원들도 무조건적으로 처치약 및 조형제를 10% 절감토록
하거나 하루 한번 교체하던 환자옷을 3일에 1번씩 갈고 소독제를 EO가스에서
성능이 떨어지는 와이덱스로 바꾸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같은 병원들의 행태는 환율급등과 경기불황에 따른 것이지만 의료행위를
하는 병원에서 오히려 감염될 상황을 조장하는 행위로 지적되고 있다.

최경숙 병원노련정책국장은 "의약품 절약외에도 병원인력감축 등으로
의료서비스 질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 병원의 현실"이라며 "무차별적인
물자절약이 능사가 아니라 노사협의를 통해 환자를 위해 적절한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