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고금리해소 요청을 사실상 거부, 적어도 다음달말까지
는 연 30% 안팎의 살인적인 고금리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고금리를 견디지 못한 기업들의 연쇄부도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
이다.

특히 설을 앞두고 기업들은 또한번 최악의 자금난을 겪어야할 것으로 예상
된다.

신현철 한국은행 국제협력실장은 19일 "지난번 캉드쉬 IMF총재가 방한
했을때 우리측이 금리하락을 요청했으나 캉드쉬총재는 환율안정을 위해
당분간 고금리를 유지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고 말했다.

신부장은 이어 계속 금리를 낮추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최종
결정은 다음달 25일 열리는 IMF프로그램점검때 확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IMF가 사실상 금리하락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적어도 다음 협상이
이뤄지는 다음달말까지는 연 30% 안팎의 고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한은은 이날 은행들에 환매채(RP)를 파는 방법으로 1조1천억원을
빨아들이면서 콜금리(연 25% 수준)보다 높은 연 30%를 적용, 금리를 30%
이상으로 유지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한은은 또 은행들이 종금사에 빌려주는 콜금리를 연 45%로 적용토록 지시
했다.

이에따라 한계기업들은 물론 고금리를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무더기로
부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서울지역에서만 모두 1천2백26개기업이 부도를 내고 쓰러진데 이어
이달들어 지난 17일까지도 7백75개가 부도처리됐다.

특히 이달 부도를 낸 기업중에는 청구 나산등 재무구조가 건실하지만
과중한 금융비용부담을 견디지 못한 업체가 상당수여서 연쇄부도는 중견기업
과 대기업으로까지 무차별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