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수출로, 사회봉사로 한국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기업들이 기업이미지 개선작업에 부쩍 열심이다.

대부분의 외국계기업들은 IMF체제이후 한국 소비자들의 반감 확산등으로
비즈니스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주 정해주 통산장관과 주한외국인기업인들과의 간담회자리에서
조지 윌리엄스 미국 NCH코리아 대표는 "일반소비자는 물론 산업계에서도
외국회사들과의 거래를 끊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마이클 브라운 주한미국상공회의소장은 "한국의 일반인들은 외국기업의
한국진출과 투자가 결국 한국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모른다"면서
"정부차원의 홍보"를 부탁하기도 했다.

이들은 워낙 삐딱했던 외국계기업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IMF체제로
더욱 악화되고있는 상황을 우려한 나머지 기업이미지 개선에 경영역점을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한국기업의 인수합병(M&A)과 투자확대등 장기적으론 외국계기업의
활동이 활발해질 것에 대비, 미리 이미지구축 작업을 서두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외국계기업들은 그들이 단순한 상품 판매에서 탈피, 현지화를 서두르고있고
지역사회와 한국경제발전에 기여하는 실상을 알리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한국필립스는 17일 각 일간지에 "더 많은 수출로 한국경제에 보탬이
되갰습니다"라는 광고를 실었다.

한국필립스의 올해 수입예상액은 7천만달러인데 반해 수출예상액은
4억달러를 넘는다.

이 회사는 특히 종전의 제품광고에서 벗어나 "수출" "기업시민정신"
"고객중시"등 기업이미지를 높이기위한 광고를 선보였다.

한국필립스는 또 동대문의 야경을 빛내는 환경조명 시설 일체를 기증하는
등 지역사회 밀착형 기업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각종 사무용품을 생산해 공급하는 한국3M은 국내 공장이 위치한 나주와
수원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농가용 마스크(연간 1만개)
<>경운기용 반사판(연간 3천개) 등을 무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3M은 또 전남 과학고와 자매결연을 맺고 시청각교재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으며 산업보건대학원등과도 연계해 장학금지원사업등을 벌이고 있다.

한국P&G 역시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이라는 모토 아래 지난해 말 국내
아동복지기관(SOS)에 4억원 상당의 물품을 기증했다.

또 "SOS마을"에 컴퓨터와 주변기기 3천만원어치를 기증했다.

P&G는 앞으로 사회복지시설과 연계한 이같은 봉사활동을 정례화한다는
방침이다.

P&G는 또 화장용품이나 종이기저귀 등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오염물질의 생산에서 폐기에 이르는 전과정을 제조업체가 책임지는
"전과정평가"라는 개념을 도입해 환경보호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부각됐던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는 최근 매장내에서 취급하는 상품중 96%가
국산품이며 올해 2천억원을 추가 투자해 2천여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매년 1월 프랑스내 1백17개 매장에서 여는 까르푸 아시아 주간행사에서
하이트맥주 새우깡 등 국산상품 83만8천달러어치(18개 품목)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미국계 다단계 판매회사인 한국암웨이는 최근 자회사인 누트리라이트사를
통해 연세대측과 "한국인의 건강지수개발을 위한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키로
합의했다.

한국암웨이는 이를위해 15만달러를 연세대측에 기증할 계획이다.

노스웨스트 항공은 지난해 아시아 지역 취항 50주년을 기념해 대대적인
월드플레인투어 행사를 벌였다.

서울을 포함한 아시아 10개 지역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이 이벤트는 그림을
공모한 후 이를 노스웨스트 기체에 그려넣는 행사다.

노스웨스트는 또 지난해 말 동부시립아동상담소 원생 전원을 초청,
인형극을 관람시키는 등 국내에서 친근한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구축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앞서 필라코리아는 "누가 과연 한국기업입니까"라는 공격적인 광고를
통해 외제브랜드라 하더라도 한국에서 생산됐다면 엄연히 국산품이란 논리를
폈다.

< 이동우.이의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