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다"

통신장비 전문업체인 현정시스템(대표 김현승)은 IMF 한파를 제2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구상아래 제품개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기자가 이회사의 서울 대방동본사를 들렀을 때만해도 22명의 임직원들은
개발 및 간이조립에 바쁜 일손을 놀리고 있었다.

이회사는 실제로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역의 발상을 내고 있다.

산업계의 감원바람과는 반대로 이달말까지 기술 영업부문에서 10여명의
인력을 채용한다.

실직자가 넘쳐나고 있어 인재를 고르기에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올해 직원들에 대한 급여도 15% 가량 올려주었다.

때때로 사장 소유 주식을 무상으로 종업원들에 나눠주기도 한다.

사원들이 안정적인 생활.근로여건에서 최선을 다할때 회사가 발전한다는
김사장의 판단에서다.

이회사가 무엇보다 기대를 걸고있는 것은 원화가치 절하에 따른 수출확대
가능성.

현정은 창업이래 6년여간 매출의 30% 가량을 연구개발에 쏟은 결과
30여가지의 통신 의료 관련 제품을 개발, 지난해부터 본격 공급해오고 있다.

이회사의 주요 공급품목은 로직애널라이저(논리분석장비) 롬에뮬레이터
(소프트웨어 개발시간 단축장비) 센서시험장비 농업용.산업용무선경보시스템
이동통신용제어기기 무선키보드 자동차경보기 비디오센더(영상처리시스템)
의료기기 계측기기등.

이중 로직애널라이저를 비롯한 다수의 제품이 현정에서 직접 국산화한
장비이다.

"국내에 전혀 없는 제품, 수입품을 대체할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는
회사방침에 따른 것이다.

환율상승으로 수출여건이 개선되면서 이회사는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10만달러 상당의 키리스시스템(경보기) 및 광다이오드를 미국 대만등지에
내보냈다.

올해는 매출 1백억원(목표)중 50%를 수출로 메운다는 계획이다.

다품종 소량생산품의 동시 판매로 매출이 지난해보다 5배이상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있다.

회사측은 영업 못지않게 리스크관리와 업무 합리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종래의 업무원칙 대로 외부차입 없이 순수 자체자금만으로 개발 영업을
수행하고 현금결제를 고수키로 했다.

전사적으로 개발 판매에 주력하고 생산은 대부분 기존 메이커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경비절감 및 업무효율화 차원에서 3월까지 대림동연구소와 본사를
통합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특수용도로 개발한 일부 장비를 과감히 상용 아이템으로
전환키로 했다.

특히 올해부터 한의학 및 일반의학 관련 의료기기의 판매에 주력하는
한편 인공지능시스템 RF(비접촉식)컨트롤러시스템등 자동차업체로부터
발주받은 첨단제품의 개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회사의 김사장은 "벤처기업은 독자적인 기술로 고유제품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업력에서 일당백의 실력을 갖출 때 세계시장에서 승자가
될수있다"며 강한 조직을 갖춰 현정을 IMF시대의 초우량기업으로
육성시키겠다고 밝혔다.

<문병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