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경색이 지속되면 병원 의약품도매상이 무너지고 제약회사도 함께
도산합니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 제약업계는 우선 의약품가격 정상화, 자율구조
조정을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최근의 경제난으로 잇단 부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약업계를 살리기
위해 지난달 결성된 한국제약협회의 IMF비상대책위원회 유승필 위원장
(유유산업 대표이사)은 경영난 극복을 위한 몇가지 굵직안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제약회사가 병원 의약품도매상 대형약국이 의약품을 대량구입할
경우 이를 할인 할증해주는 풍토부터 없애야 한다고 꼬집었다.

약값에 할당된 의료보험재정을 확충하고 우수의약품의 의보적용대상을
확대해 이를 고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는 생산시설공동활용을 통한 생산성및 품질제고다.

같은 성분의 약을 여러회사가 생산 판매하는 것은 인력및 시설 낭비이므로
한 공장에서 공동생산해 각사가 다른 상표로 판매하는 전략을 펼쳐 생산
시설및 인력을 절감하는 방안이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잉여 시설과 인력을 화장품및 식품제조에 투입하면 위생적이고
건강지향적인 제품을 양산할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국적인 의약품유통망을 업계가 공동구축하면 물류비를 절감할수
있다고 덧붙였다.

셋째는 연구개발및 전문화촉진.

생산시설공동활용으로 남는 품질관리인력과 운영자금을 연구개발에
투입하면 신약이나 우수신제품을 개발해낼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제약사가 세계최고수준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특화전략을 구사해야
의약품시장개방의 파고를 극복해낼수 있다는 설명이다.

끝으로 유위원장은 의약품연구개발및 생산과 관련한 과잉규제 탁상행정이
개선돼야 하고 제약업체에 대한 더많은 세제혜택과 금융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약업계가 자율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절감해오면서도 이를
실천하지 못한 것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때문이었다"며 "이번 만큼은
제약업계가 협회서 마련한 자율구조 조정안을 실천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