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일이라곤 없고, 밥맛은 없고, 잠도 안오고...

이른바 IMF 증후군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확 와닿을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울한 사람일수록 오래살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사실이다.

파티때마다 홀로 구석을 지키는 비사교적인 사람들도 마찬가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이 70여년간에 걸쳐 성격과 수명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바에 따르면 명랑한 성격과 수명은 반비례라고.

이 대학의 심리학과 연구팀은 지난 21년 11살짜리 어린이 1천5백명을
무작위로 선택, 매 5년마다 면담을 벌여왔다.

현재 80대에 들어선 "표본"중 살아있는 사람은 60%.

이들의 성향을 분석한 결과 예상과는 달리 밝고 활기있고 낙천적이며
사교성이 높았던 사람일수록 먼저 세상을 떠난 경우가 많다는 것.

이 연구팀의 프리드먼 박사는 "명랑한 타입이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형에
비해 죽음에 노출될 위험성이 22%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사회적 부적응자에게 주어지는 장수의 축복.

"우울의 시대"에 작은 위안이 될 지도 모르겠다.

<김혜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