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10개국의 14개 채권은행 대표단은 한국
대표단과의 협상에 앞서 이날 오전9시부터 시티은행 2층 대회의실에서 내부
입장을 조율하는 사전 회의를 가졌다.

한국대표단과는 당초 오후2시부터 합동회의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전날
저녁 한국측에 "점심을 같이 먹자"며 12시30분에 합류할 것을 요청,
시티은행측이 준비한 샌드위치와 커피로 점심을 들며 회의를 시작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측 김용환 수석대표가 인삿말을 한 뒤 실무협상
단장인 정덕구 재경원 차관보가 미리 준비한 슬라이드를 틀어가며 외채
전환구조 대상 등을 설명하고 한국측 협상안을 제시.

이어 채권은행단 관계자들과 질의응답을 가진 뒤 한국측 대표단은 퇴장.

채권은행단은 이날 저녁 늦게까지 자체 회의를 계속, 한국이 제시한
협상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해 22일과 23일 오전
회의를 계속키로 결정.

<>.이날 회의장에 스탠리 피셔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가 전화를 걸어
와 한국에 대한 5백70억달러 규모의 국제 협조금융계획을 설명.

피셔 부총재는 또 채권은행들이 한국 금융기관의 단기 부채에 대해 일단
3월말까지 상환기간을 연장 조치해 준데 대해 감사를 표시.

한편 윌리엄 맥도나우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
한국 대표단과 면담키로 했던 일정을 변경, 아침 8시 조찬을 함께 하며
한국측 협상안을 설명듣고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시중은행들에 대해 막강한 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맥도나우 총재는
단기 채무의 중기 부채 전환계획을 미국 은행들에 사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자임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

<>.한국 협상단은 새정부측의 김용환 비대위 위원장과의 유종근 대통령
당선자 경제고문이 회의에 참석,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채권은행단 관
계자들에게 설명함으로써 그동안 국제 금융계로부터 제기됐던 "책임있는
협상 파트너가 없다"는 불만을 불식시킬수 있게 된 것으로 평가하는 모습.

<>.미국 은행단은 한국 외채문제 해결과 관련, JP모건과 시티은행,
체이스맨해튼은행간에 사전 역할을 분담하고 대책을 마련해 왔다는 후문.

JP모건은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체이스맨해튼은행은 이에 대한 미국계
은행들의 입장을 조정하는 한편 시티은행은 전체 외국은행들의 의견을 조율
하는 역할을 각각 맡아 왔다는 것.

그러나 결과적으로 JP모건은행측이 고금리의 국채발행 계획을 입안한
"원흉"으로 지목돼 한국내에서 집중적인 비난을 받게 되자 몹시 곤혼스러워
하고 있다.

이에대해 한국 협상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국이 외채난으로 인해
벼랑끝으로까지 몰렸던 작년 12월 하순에 어떤 내용이 됐건 해결방안을
제시했던 곳은 JP모건 뿐이었다"고 상기시키고 "모건플랜은 하나의 아이디어
였던 것으로 이해해야 하며 처음부터 특별한 협상 대상으로 보지는 않았다"
고 설명.

< 뉴욕=이학영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