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볼(COBOL)언어 전문가를 찾아라"

컴퓨터 연도표기 문제인 "2000년 문제(Y2K)"해결이 시급한 현안으로
대두되면서 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코볼언어전공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코볼은 60년대말 부터 80년대 중반까지 보급된 컴퓨터의 주요 프로그래밍
언어.

IBM 유니시스 등의 대형 메인프레임은 대부분 코볼언어로 짜여진
프로그램으로 구동된다.

그러나 80년대 중반이후 크라이언트.서버(C/S)시스템이 확산되면서
프로그래밍언어는 "C언어"로 세대교체 됐다.

코볼의 퇴락과 함께 지금은 "C언어"전공자들이 프로그래밍계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코볼전공자의 부족현상은 컴퓨터의 원조격인 미국에서 먼저 나타났다.

미국의 주요 신문에는 요즘 "코볼전공자 급구"광고가 쏟아지고 있다.

메인프레임 프로그램의 2자리식 연도표기를 4자리 표기로 바꾸기
위해서는 코볼전공자를 투입하는게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80년대 이후 전산화가 본격 추진된 국내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코볼전공자가 원래 빈약한데다가 일부는 퇴직했고, 남아있는 인력
대부분이 전산실에서 근무하고 있어 가용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외 Y2K시장을 노리고 있는 삼성SDS의 경우 1천여명의 코볼전공자를
확보해논 상태.

그러나 이들중 상당수는 그룹내 관계사의 전산실 근무자여서 프로젝트
투입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금융권등의 Y2K사업에 끌어들일 여지가 없다는 얘기이다.

삼성SDS관계자는 "올해 많은 행정기관 민간업체들이 Y2K문제 해결에
나설 것으로 보여 코볼전공자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수요를
채우지 못하면 Y2K문제로 인한 전산재앙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인력개발업체 등이 나서
코볼전공자를 모집, "코볼전공자 풀(Pool)"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죽지 않고 단지 사라졌던 "노병(코볼전공자)"들이 다시 돌아와야할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한우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