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언저 이규수역 학고재 1만2천원)

조선은 근대화과정에서 왜 식민지로 전락했을까.

이에 대해 일본사학계에선 조선사회의 정체성때문에 타율적인 근대화의
길밖에 없었다는 "정체성이론", 한국사학계에선 자생적인 자본주의의
맹아가 일제의 침략에 의해 짓밟혔다는 "침략론"이 지배적이다.

재일교포로 일본 하나조노대학 사학과교수인 저자는 이 문제에 대해
비교사상사적으로 접근한다.

17~19세기 기독교와 서학의 유입에 대한 대응태도가 한국과 일본의
근대화를 좌우했다는 분석이다.

일본이 기독교와 분리해 서학을 발전시킴으로써 근대화에 성공한 반면
조선은 기독교와 서학을 구별하지 않고 한꺼번에 배척, 좌절의 길을
걸었다는 것.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