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6개 일반은행중 8개은행만이 흑자를 냈을뿐 18개은행은 무더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대로 각종 충당금을 1백% 적립할 경우 주택
하나 등 2개 은행만이 흑자를 나타낸 것으로 나타나 국내은행들이 집단
부실상태에 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사실은 22일 은행감독원이 발표한 "97년도 일반은행의 손익상황"에서
나타났다.

<> 18개은행 적자 =26개 일반은행은 지난해 총 3조9천1백98억원의 적자
(당기순손실)를 기록했다.

은행들이 적자를 기록하기는 사상 처음이다.

특히 제일 서울 충청 제주 등 4개은행은 업무이익도 적자를 기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 IMF 기준으론 2개은행만이 흑자 =IMF 요구대로 대손충당금과 유가증권
평가충당금을 1백% 쌓는다고 가정할 경우 주택은행과 하나은행만이 흑자를
낸 것으로 추계됐다.

두 은행은 유가증권평가충당금과 대손충당금을 모두 1백% 적립했다.

만일 각종 충당금을 1백% 쌓을 경우 26개 일반은행의 당기순손실규모는
7조7천6백60억원으로 은감원 기준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다.

<> 은행권 판도변화 =지난해 결산의 가장 큰 변화는 은행권의 판도변화다.

지금까지는 은행산업을 주도했던 6대시중은행은 나란히 몰락했다.

반면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다.

또 신한 하나 보람 등 후발은행 3총사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앞으로 은행권은 "국민 주택 신한 하나 보람" 등 5총사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 각종 충당금적립 급증 =지난해말 현재 은행들이 적립해야할 대손충당금
은 총 6조29억원.

은행들은 이중 95.6%인 5조6천1백22억원만 쌓았다.

지난 한햇동안 새로 적립한 금액은 3조3천4백8억원에 달했다.

유가증권평가충당금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말 현재 은행들이 보유한 상품주식의 장부가는 11조1천5백31억원이다.

그러나 싯가로는 3조6천5백79억원에 불과하다.

무려 7조4천9백52억원의 평가손이 발생했다.

은행들은 이중 53.8%인 4조2백93억만 쌓았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