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택지매입 규모를 예년의 절반이하로 줄였던 건설업체들이
올해도 신규매입을 중단하거나 지난해 30%수준으로 대폭 낮출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올해에 이어 내년이후에도 주택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동아건설 등 주요건설업체들은
보유택지가 이미 바닥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2~3년후의 신규사업을
위한 택지매입을 사실상 중단했다.

이들 업체는 지난 95년까지만해도 매년 아파트 1만~2만가구 공급분에
해당하는 10만~20만평 정도의 택지를 지속적으로 사들여 왔으나
시중자금난이 심화된 지난해 하반기이후 땅매입을 전면 보류한 상태다.

이에따라 이들 업체의 택지잔고는 현재 동아건설의 44만여평을 제외하곤
대부분 20만평 안팎에 그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4만5천여평 정도를 사들일
계획이었으나 최근 이를 백지화했다.

대우는 기존 택지에 대한 사업도 지역별로 재검토 작업에 착수,
사업성이 없는 곳은 과감히 매각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지난해 6만5천평의 땅을 매입한 대우의 택지잔고는 현재
20만평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현대건설은 올해 신규택지 매입계획을 아직까지 세우지 못하고 있다.

현재 택지잔고가 13만여평에 불과한 이 회사는 선투자 비율이 높은
땅 매입을 최대한 줄일 방침이다.

수도권에서 44만여평의 땅을 보유한 동아건설도 지난해부터 택지매입을
중단한 상태다.

동아는 올해에도 기존 택지에 아파트를 건립하는데 필요한 자투리땅을
제외하고는 신규매입을 하지 않기로했다.

이밖에 지난해 4만평을 매입한 LG건설도 보유택지가 15만평에 불과하고
매년 1만가구의 아파트를 지어온 신동아건설도 작년 매입분(남양주
5천평)을 포함, 현재 택지잔고가 9만여평에 그치고 있다.

또 삼성물산건설부문과 SK건설도 작년 택지매입이 각각 3만2천평과
6천평에 그쳐 현재 택지잔고가 10만평을 밑돌고 있으나 올해 신규 땅
매입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산업개발 채원병 주택사업부장은 "택지매입후 주택사업을 하기까지는
통상 2~3년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할때 주택공급부족 사태가 장기화될수
있다"고 우려했다.

< 유대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