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심코 켜는 TV ]]]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무의식중에 TV부터 켜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 TV의 내용에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 적막함을 걷고 잠을 쫓아내거나
TV화면의 좌측상단에 나타나는 시간표시를 곁눈질해가며 출근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경제가 호황이라면 이같은 행동이 큰 흠이 되지 않는다.

혹시 있을지 모를 급한 뉴스를 놓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라경제가 어려운때는 이처럼 TV부터 켜는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

아무 생각없이 켜 놓은 TV가 먹는 전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출근시간에 한시간동안 16인치 칼라TV를 켜두려면 82W의 전력이 필요하다.

국내 TV보급대수가 1천3백65만대(96년말기준)임을 고려하면 연
4억9백50kW의 전력이 낭비되는 셈이다.

이처럼 낭비되는 전력을 돈으로 환산하면 연 4백9억5천만원어치에 해당하고
이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연 1천2백80만달러의 에너지수입비용이
소요된다.

에너지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의 16% 차지하는 최대수입품목이며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원유를 달러로 수입해 와야하기 때문이다.

또 TV화면이 지나치게 밝거나 소리가 커도 소요되는 전력량이 많아진다.

채널을 자주돌리는 것도 전력소비를 늘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가정에서 조금만 신경쓰면 외화절약으로 당면한 경제위기극복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얘기다.

< 백광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