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들은 봉인가"

데이터베이스(DB)공급업체인 한국오라클이 최근 가격산정정책을 바꿔
실질적으로 가격을 대폭 인상하는등의 불합리한 가격정책을 펴고 있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또 국내DB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시장 독점적 위치를 이용해
유지보수비용을 과다하게 책정하고 오라클에 유리한 라이센싱방식만을 고집,
소비자들로부터 무리한 비용지출을 강요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그동안 DB공급가격을 사용자수별로 계산하던 것을 최근
컴퓨터 하드웨어 등급별 산정방식으로 바꿨다.

한 예로 휴렛팩커드의 중형서버인 "K370시리즈"에 DB를 구축키로
한 모업체는 전에는 DB사용자수가 8명이면 8유저 사용비만 지불하면 됐다.

그러나 K370시리즈는 24유저용 하드웨어라는 새로운 오라클의 가격산정
방식에 따라 이 업체는 24유저 사용비를 지불해야 한다.

이에따라 이업체는 16명 사용자분(1유저당 2백41만원, 약 3천8백만원)을
더 지불할 수 밖에 없게 됐다.

DB 라이센싱 방식도 불만 사항이다.

한국오라클은 외국 오라클사들이 값싼 런타임모듈방식(구입업체가 DB를
수정.개발하지 않는 라이센스방식)으로도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계약금액이 더 비싼 풀유즈모듈방식(DB를 수정.개발할 수 있는
라이센스방식)으로만 업체들과 계약하고 있다.

이와함께 유지보수비용도 최소 연18%로 책정돼 있어 비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라클DB를 사용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오라클이 DB시장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어 오라클에게 국내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주머니돈만
털리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한국오라클측은 "아직 국내 DB도입업체들이 소프트웨어에
대한 가격개념이 없어 도입단계에서 많은 네고가 벌어진다.

따라서 실제적으로 가격을 올렸다고 볼 수 없으며 유지보수비용도 다소
비싸더래도 그 질이 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또 "런타임모듈 방식은 SW의 불법복제행위가 잦은 우리나라
실정에는 맞지 않아 채택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한국오라클은 지난해 DB와 ERP(전사적자원관리)관련 SW제품으로
국내에서 약1천억원의 매출과 4백억원의 세전순이익을 올렸다.

<박수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