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문열(50)씨가 영미문학의 거점인 뉴욕 "와일리 에이전시"사와
전속 판권계약을 체결, 미국 출판시장에 진출한다.

와일리 에이전시는 노벨상 수상작가인 솔 벨로우와 오에 겐자부로를
비롯해 제임스 조이스, 살먼 루시디, 무라카미 하루키 등 유명작가들의
저작권과 출판을 관리.대행하는 저작권 전문회사.

한국작가로는 이씨가 첫 계약자다.

이 회사는 빠르면 올 연말부터 "황제를 위하여"를 시작으로 이씨의 모든
작품을 차례로 미국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씨는 "서양 출판계의 양대 시장으로 파리와 뉴욕을 꼽는데, 90년대 들어
프랑스 진출이후 뉴욕에도 진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출판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농구의 NBA직행, 프로야구의 메이저리그
진입과 같은 쾌거"라며 "한국문학이 영미문학의 안마당에서 당당히 읽히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평했다.

이번 계약은 미국 하버드대에 유학중인 이영준 전 민음사주간이 와일리
에이전시에 소속돼 있는 어진경씨의 요청에 따라 다리를 놓음으로써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문열 작품으로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시인" 등 19권이 그간
프랑스 악트쉬드등 해외 7개국 출판사에서 번역출간됐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