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경제의 골치덩어리는 동남아시아와 한국이었으나 올해는 그
역할을 일본이 맡을 전망이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되는 등 미.일 두나라 경제의
명암이 극명하게 교차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은 3일 "98년 세계경제전망" 수정보고서에서 아시아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의 올 경제성장률은 1.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초의 전망치(3.0%)보다 무려 2.0%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반면 미국은 원자재가격하락과 저금리에 힘입어 당초 전망(2.0%)보다
높은 2.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과 동남아는 최악의 금융위기를 넘긴 것으로 평가됐다.

세계경제성장률은 3.1%에서 2.6%로, 인플레이션증가율은 2.3%에서 1.8%로
각각 낮춰질 것으로 전망됐다.

[ 미국.일본 ]

미국은 유가하락과 저금리를 새로운 성장의 기폭제로 삼아 2.4% 성장할
것이다.

올해 유가가 10% 하락하는 등 원자재가격은 평균 9.8% 떨어진 전망이다.

통화가치가 폭락한 아시아로부터의 수입증가로 미국의 무역적자는 지난해
보다 2백억~2백50억달러 늘어난 2천5백억달러수준에 달해 보호주의 물결이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일본은 동남아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당초 예상(3.0%)보다 크게
떨어진 1.0%에 머물 전망이다.


[ 동남아시아 ]

아세안국가들의 성장률은 연초 전망(7.1%)보다 0.3%포인트 떨어진 6.8%로
예상된다.

이 지역의 경기회복에는 인도네시아경제재건이 관건이다.

인도네시아정부의 경제구조조정노력이 아직 미흡한 편이지만 "극적으로"
개혁에 성공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 중국.홍콩.대만 ]

중국은 올해 7.5%의 성장목표를 달성할 전망이다.

위앤화(원화)도 평가절하되지 않는 등 중국은 아시아의 유일한 호랑이로
남을 것이다.

홍콩달러화를 평가절하시키려는 투기세력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홍콩
달러를 미국달러에 연동시키는 "페그"제도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

투기세력들은 홍콩과 중국의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아시아금융위기는 대만을 비껴간 것으로 평가된다.


[ 한국 ]

최악의 금융위기는 벗어났다.

최근 미국과의 외채협상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유럽은행들과 2백50억달러에 이르는 외채협상이 남아있지만 잘 끝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의 금융위기는 심각한 사회불안을 야기할 것이다.

특히 실업증가가 문제인데 세계은행은 한국정부와 실업수당지급기간을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육동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