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계가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라인 신설 작업을 잇따라
연기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 등 LCD 메이커들은
자금난에 공급과잉 우려까지 겹치면서 신규 라인 건설 계획을 모두
연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기흥공장의 2개 라인외에 천안공장에 2개 라인을 새로
건설키로 했으나 1개 라인만을 완성해 2.4분기에 가동키로 했을 뿐
하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던 제4라인은 건설을 유보키로 했다.

현대전자도 이천공장에 2개 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나 99년 상반기까지
완공키로 했던 제3라인은 완공시점을 6개월가량 늦추기로 했다.

LG반도체 역시 7천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구미공장의 LCD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으나 추가 설비투자계획을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LCD 투자가 연기되고 있는 것은 자금난으로 투자여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세계 시장이 공급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LCD시장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12.1인치급의 가격은 1년전
6백50~7백달러였으나 현재 3백달러선까지 떨어졌으며 대만 OEM시장에서는
2백80달러선까지 낮아져 있다.

미국의 FPD(평판디스플레이) 전문조사회사인 디스플레이서치사는 최근
올해 FPD시장은 지난해보다 16% 가량 성장한 1백43억달러 규모가 될것으로
보이나 공급과잉으로 TFT-LCD의 경우 가격이 50%나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사는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13개 LCD 라인의 증설및 신설이 연기된
상태라고 밝혔다.

<김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