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적대적 인수 합병(M&A)이 전면허용됨에 따라 주요 그룹들이
핵심계열사에 대한 경영권 방어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들은 외국자본들이 자동차 전자 금융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우량기업에 대한 적대적 M&A에 나설 것으로 보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장단기 대책 점검에 착수했다.

현대그룹은 매집한 주식지분을 비싼값에 되팔기 위한 "그린 메일"등에
대비하기 위해 자사주 확대와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우호세력을 최대한
확보키로 했다.

이를위해 현대정공등 일부 계열사에서는 종업원들에게 자사주취득권리를
부여하는 스톡옵션제와 자사주 취득 임직원에게 추후 일정비율의 주식을
무상지급하는 스톡퍼처스제 도입도 검토중이다.

이와함께 국내외 투자자들에 대한 기업설명회(IR)도 강화키로했다.

삼성그룹은 단기적으로 M&A가 벌어질 수 있는 계열사의 주식 보유현황을
수시로 체크하는등 M&A 감시체제를 강화키로 했다.

삼성은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삼성전자등 핵심 계열사외에도 자본금이
적거나 지분율이 낮은 삼성화재 호텔신라 등의 계열사가 외국인들의
공략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내부지분율을 높이면서 은행등 금융권을
위주로 우호세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는 <>자사주 매입 <>임기임원 분산 <>우호적인 기관투자가 확보 등의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LG화학은 자사주 매입의 일환으로 2월10일부터 4월9일까지 3개월간
자사주(보통주)2백50만주(발행주식 3.3%)를 취득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최근 구본무 그룹회장을 비롯한 대주주를 중심으로 주식을
1백억원어치 매입했다.

LG그룹은 앞으로 한계사업 정리와 계열사 매각에서 얻어지는 여유자금을
핵심계열사 내부지분율을 높이는데 우선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와함께 임원확대를 통해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외부세력을 차단하기
위해 2~3월에 몰려있는 임원임기를 연중으로 분산시켰다.

대우는 계열사별로 수익률 제고를 통해 주가를 높이는데 주력하면서
차입금 비중을 낮추고 자사주 매입과 우호세력 확대로 M&A에 대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주요 계열사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주가관리를 실시하고
주주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IR 등을 통한 기업이미지 제고에도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

SK는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SK텔레콤 SK 등 핵심계열사에 대한 경영권
방어에 주력하면서 적대적 M&A에 대비키로 했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