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학영 특파원 ]

SK텔레콤 주식을 대량 매집한 미국 기관투자가들이 이 회사측에 사외이사
2명을 선임토록 요구하는 등 본격적인 경영참여를 추진,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타이거 펀드가 최근 SK텔레콤 주식을
집중 매집, 6.89%의 지분을 확보한 뒤 <>코리아 펀드 <>스커더켐퍼
<>오펜하이머 글로벌 펀드 등 다른 미국계 기관투자가들과 연대해 일련의
경영개혁을 요구하는 제안서를 SK측에 지난달 15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제안서에서 SK텔레콤에 대한 자신들의 지분 합계가 9.85%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들 미국 기관투자가들은 SK측에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하고 <>해외 투자
등 특정 거래시에 주주 과반수 이상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규정을
정관에 신설토록 요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햇다.

타이거 펀드 등은 해외 기업 경영참여시 미국 감독 당국에 서전 신고토록
한 규정에 따라 이같은 사실을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보고했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들의 요구가 미국통신업체의 이익을 대변하고 주식투자
로 이익을 챙기려는 2가지 목적을 가진 것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미국편드사들이 자신들이 지명하는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
하라고 한 요구는 SK텔레콤의 경영정보가 세계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통신업체들에게 유출될 우려가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3월께 열릴 주총에서 명망있는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은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해외투자때 주주 과반수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조항을 정관에
넣도록 요구한 것은 SK텔레콤이 과열경쟁이 일고있는 해외시장에 투자해
초래할 수 있는 경영악화를 막고 기존 이동전화와 무선호출사업에 전념토록
함으로써 주식의 가치하락을 막아보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SK텔레콤이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도록 요청한 것도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의 양을 줄임으로써 주식가격의 상승을 유도해 차액을
챙기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관계자는 "미국 펀드회사들의 요구사항은 모두 주총의결사항
이므로 3월의 주주총회에서 수락여부가 결정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