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엔화가치가 3개월만에 달러당
1백23엔대까지 상승하는 등 "엔고"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5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전날보다 달러당 2엔가량 오른 달러당
1백23.45엔까지 급등했다.

이는 지난해 11월7일(1백23.14엔)이후 최고치다.

이에앞서 뉴욕에서도 엔화는 달러당 1백23.40엔까지 급등했다.

엔값은 이로써 지난달초(1백34엔대)이후 8%정도 상승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대장성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외환시장 동향에 대해
"과도한 엔약세가 조정을 받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해 당분간 엔고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엔화강세의 원인은 일본정부의 추가경기부양책 가능성이다.

이날 집권 자민당의 히라누마 재무위원장은 "정부는 10조엔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말해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시장관계자들도 "정부의 명시적인 코멘트는 없었지만 자민당 관계자들의
잇단 발언으로 미뤄볼 때 오는 21일 선진7개국(G7)재무장관회담이 열리기
전에 정부의 조치가 나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등 동남아 통화의 폭락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엔화강세의 배경이 되고 있다.

외환전문가들은 향후 엔.달러환율에 대해 "지나친 엔약세가 다소 누그러졌
지만 금융시스템불안 내수침체 등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경제의 기본
조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엔화강세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서울=장진모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