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기업과 화교기업들의 중국 국유기업에 대한 "M&A 열풍"이 불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지원하의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일부 아시아국가에서
우량기업들이 외국기업의 적대적 인수대상이 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중국에서는 만년 적자상태인 국유기업들이 개혁의 일환으로 외국자본을 적극
불러들이고 있다.
중국 국유기업이 본격적으로 외국기업의 "사냥감"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10월 중국공산당 제15차 당대회 이후.
외국기업들은 국유기업의 재산권거래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중국 국유기업을
사들이고 있다.
중국 국유기업의 M&A는 미국 일본기업과 화교계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기업들은 지난해 11월초까지는 이 대열에
끼어있었으나 현재는 관심만 보일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외국의 대자본들이 중국기업을 사냥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첫째는 비교적 경영상태가 양호한 기업을 포함해 다수의 국유기업을
사들여 경영에 참여하는 형태이다.
홍콩의 화교기업인 중책그룹은 수년전부터 조사해온 자료를 토대로 푸젠
(복건)성 첸조우(천주)시 소재의 시소유 국유기업 37개사의 지분 60%를 일괄
매수방식으로 인수, 중국국유기업 M&A의 선동에 나선 것이 그 예이다.
또하나는 대도시의 적자기업을 매수해 경영혁신을 꾀하는 방식이다.
대만의 화교기업인 대복그룹은 상하이(상해) 톈진(천진) 등 10여개 도시의
13개 적자 국유기업을 M&A한후 리스트처링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한 맥주회사도 최근 2년간 적자상태에 있던 주하이(주해)맥주공장을
15년 기한으로 인수해 경영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외국기업의 M&A방식중 눈여겨 볼 대목은 중국의 30여개 성시에 산재한
동일업종의 핵심기업을 매입, 그룹화를 진행하거나 매수한 국유기업을
홍콩과 뉴욕증권시장에 상장해 그 돈으로 다른 국유기업을 매수하는
형태이다.
외국기업의 M&A는 대형 국유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형 국유기업의 재산권 거래가 극히 제한된데 반해 중소형 국유기업은
외자유치에 적극적인 지방정부에 소속돼 있기 때문이다.
일부 미국기업들은 중국시장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를 토대로 과도한
고용과 비용지출로 그동안 경영이 부실하기 짝이없었지만 경영수완에
따라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는 중소형 국유기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미국 일본 홍콩 대만기업들이 중국 국유기업의 N&A에 적극적인
것은 중국시장을 효율적으로 개척하기 위해서는 중국내 영향력이 절대적인
국유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인데다 국유기업 경영개선을 통해 중국의 경영
실상을 파악할 수 있고 중국소비자들에게 자사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중국당국은 외국기업이 자국내에서 M&A를 맘놓고 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고 기업의 해외증시시장 요건완화, 회사법 등의 규제
조항의 정비에 착수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