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매물을 외국인이 얼마나 받아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증시의 조정폭과 상승반전에 관한 전망에 대한 시황전문가들의 분석은
이렇게 요약된다.

"큰폭조정" "게걸음" "상승반전"의 이정표가 기관(은행)과 외국인과의
한 판 싸움에서 결정될 거라는 얘기다.

앞으로 기관매물은 은행권에서 나올 것이라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영업용순자산비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던 증권사의
상품주식처분이 대부분 완료"(정진욱 대우증권 주식운용팀장)됐으며
"주식형수익증권의 주식편입비율을 약관 수준(60%선)까지 끌어 올릴 때까지
투자신탁의 순매수는 유지될 전망"(대한투자신탁 관계자)이고 "보험사들도
시중금리가 하락세를 탈 경우 대량의 추가매도는 하지 않을 것"(모보험
자산운용관계자)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올들어서 주식처분에 나선 은행은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대량의 추가매물을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삼성전자 포철 등 우량대형주의 경우 주가가 장부가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도 은행의 매도요인이다.

한 관계자는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약 4조원어치가 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중 절반 가량인 2조원어치 정도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장세흐름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 매수는 유동적이다.

"매수강도는 약화될 것이나 순매수 추세는 지속될 것"(송동근
HG아시아증권이사)이라는 점에선 의견이 일치되고 있으나 순매수 규모에
대해선 견해가 갈리고 있다.

3월 금융대란 외환위기지속 고금리 등을 중시하는 쪽에선 순매수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반면 S&P와 무디스의 한국신용등급상향조정,
정리해고 등 한국의 개혁지속 등에 무게를 두는 쪽은 1월중 하루평균
순매수(약 7백억원)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