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국수(소면)의 세계화를 이루겠다는 제일식품의 이선보 사장(61).

그는 소면에 미친(?) 사람이다.

그가 소면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0년.

당시 일본을 오가며 한.일선 기관장을 한 그는 일본 국수점을 들릴 때마다
일본인들이 늘 즐겨먹는 소면을 수출하면 짭짭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소면에 인생을 걸어보자고 결심했다.

기관장을 미련없이 그만두고 일본 후쿠야마 히로시 국수공장에 견습생으로
들어갔다.

핵심기술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공장에 혼자남아 날이새도록
기술을 연마했다.

온갖 고생을 하기를 6개월여.

일본인들의 구미에 맞도록 온도 염도 등을 제대로 맞춰 맛을 낼 수 있는
소면을 생산할 수 있었다.

일본인들도 인정해주는 소면개발에 성공한 것.

그는 92년 경남 밀양에 국수공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일본수출에 나섰다.

일몬의 후쿠오카 야마다사 등의 상인들의 주문이 밀려들었다.

그 덕택으로 그해 처음 10만달러어치의 소면을 수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국내 중소업체로선 유일하게 국수 수입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에
수출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에는 25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올들어서도 벌써 30만달러 상당의 수출상담을 끝내고 2차례에 걸쳐
8천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현재는 일본인들이 많이 들르는 조선비치호텔과 신라호텔 등에도 납품하고
있다.

일본인들이 이 소면을 즐겨 찾기 때문이다.

이사장은 "국수가 한국식품인 점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담백한 맛이
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며 "오는 2000년에는 60만달러 이상을 수출하고
국내시장에도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세계적인 국수업체로 발돋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