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민간기업들의 설비투자규모는 석유화학등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크게 위축, 지난해보다 14%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5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제조업체 1천9백28개와 비제조업체
3백93개 등 국내 기업 2천3백21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투자
계획 규모는 모두 45조4천7백99억원으로 지난해 52조7천6백98억원에 보다
13.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들의 올해 설비투자계획은 국제통화기금(IMF) 긴급자금 지원 결정
전후에 조사된 것이어서 실제 규모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로는 제조업의 경우 25조6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3.4%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으나 비제조업은 19조8천억원으로 2.8% 증가할 것으로 조사
됐다.

특히 제조업 가운데 석유화학과 석유정제부문은 지난해 대비 각각 47.1%와
44.5%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고 조선(33.3% 감소) 시멘트(30.7% " ) 철강
(24.1% " ) 전기전자(19.8% " ) 자동차(19.8% " ) 분야에서 투자규모 축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중 건설과 통신부문은 각각 28%와 8.4%가 감소할 것으로 조사
됐으나 운수(32% 증가)와 가스(6.1% " ) 전력(1.8% " ) 등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기업들은 투자축소 계획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투자는 지난해(7.8%)
보다 1.7%포인트 많은 9.5%를 계획했다.

기업들이 꼽은 올해 설비투자 축소 요인으로는 경기전망 불투명이 33.6%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수요 부진(23.5%) 자금조달난(18.5%) 설비과잉(9.5%)
수익성 저하(5.2%) 등의 순이었다.

<박기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