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브랜드가 사라진다.

경기침체로 패션업계가 진통을 겪는 가운데 업체마다 해외브랜드를
줄이거나 없애고 있다.

97년 없어진 패션브랜드는 모두 72개.

관계자들은 98년에는 1백50여개가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전망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해외브랜드(직수입.라이선스)의 도중하차.

국내업체의 경우 데코 두산상사 등 7~8개 업체가 직수입 또는 라이선스
브랜드를 철수키로 했다.

데코(대표 정운철)는 스포츠캐주얼 "바네트"와 여성복 "망고"(직수입),
두산상사(대표 한일성)는 골프웨어 "바비존스"(직수입)와 캐주얼 "제이크루"
(직수입), 금경(대표 이태복)은 진캐주얼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라이선스),
신원(대표 정진갑)은 남녀정장 "예거"(라이선스), 진도(대표 김영진)는 남성
캐릭터정장 "크리지아"(라이선스), 삼도(대표 김재헌)는 골프웨어 "라우라
비아조티"(라이선스)제품의 생산 또는 판매를 올 상반기부터 중단한다.

(주)코오롱(대표 구광시)은 남성정장 "프란체스코 스말토" 수입을
중단하고 캐주얼 "마씨모"를 직수입에서 라이선스로 전환했다.

해외브랜드 정리의 가장 큰 이유는 환차손.

수입가가 2배이상 뛴 직수입제품은 현실적으로 영업이 불가능하고
라이선스제품도 수입소재를 많이 썼던 만큼 타격이 만만찮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해외브랜드 배제 분위기까지 더해지자 매출이 급감하고
결국 각 업체의 정리대상 1순위로 떠오른 것.

전문수입업체의 형편도 마찬가지.

기승인터내셔널은 "마스카"의 수입판매를 중단했으며, 신세계인터내셔널
(대표 정용화)도 "아르마니" "돌체&가바나" "폴 스미스" 등 12개의 수입
브랜드중 일부를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스탄테 사업 정리를 논의중이며 중단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예외도 있다.

관계자들은 "면세점에서 많이 판매되는 최고급 디자이너브랜드는 살아남고
대중적인 세컨드라인이나 중가이하 캐주얼은 위축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루이 뷔통" "구치" "샤넬" "에르메스" "카르티에" "버버리"(이상 직수입)
"닥스"(라이선스) 등 인기품은 별 타격을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원도 남성정장 "보스"(직수입)는 그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치"(성주인터내셔널) "겐조"(웨어펀인터내셔널) 등 콧대 높은
직수입 해외브랜드조차 30%이상 할인판매를 단행한 것은 유명브랜드도 한물
간 증거로 여겨진다.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7일자).